특히 태양광산업의 핵심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이나 모듈 값이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실제 폴리실리콘 가격의 하락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태양광 기업인 OCI를 비롯해 KCC, 웅진폴리실리콘 등이 실적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모듈 값 하락 역시 현대중공업, 삼성SDI, LG전자 등을 울상짓게 만들었다.
태양광발전은 광전효과를 이용하여 직접적으로 전기를 생성하는 것으로 태양열발전과는 차이가 있다.
태양광산업 중 폴리실리콘사업을 두고 '독(毒)을 품은 블루오션'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재료 값의 가격 하락 등으로 야심차게 태양광 산업에 뛰어들었다가 '회군'을 결심한 기업들의 사례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SK케미칼 연구소(사진_머니투데이)
◆SK케미칼,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 사업 '철수'
지난해말 폴리실리콘사업을 철수키로 한 SK케미칼이 태양광에서 등을 돌린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난 2009년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한 SK케미칼은 폴리실리콘 생산기술을 갖고 있는 대만의 벤처기업 SREC와 양해각서를 맺은 후 지난해 초 울산공장에 설비를 갖추고 시험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생산설비를 두고 있는 SREC는 폴리실리콘 생산에서 기존 지멘스공법보다 원가가 50% 이상 저렴한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시험생산 결과가 좋지 않은데다 국제 폴리실리콘 가격이 kg당 30달러 선까지 하락하는 등 여건이 악화되자 결국 지난해 11월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말았다. 당시 SK케미칼 측은 "태양광 시장 불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판단했고, 시험생산을 해보니 수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폴리실리콘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의 '사업철수'는 곧 SK그룹의 태양광사업과 관련, 'SK케미칼(폴리실리콘)-SKC솔믹스(잉곳·웨이퍼)-SKC(셀·태양전지 필름)'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축작업이 완성되는 단계에 균열을 일으킨 격이 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올 들어 유럽 경제위기와 중국 저가제품 과잉공급 등으로 글로벌 태양광시장이 악화일로를 겪자, 현재 SK케미칼 내부에선 당시의 '철수 작전'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LG화학(사진_머니투데이)
◆LG화학 "폴리실리콘 재투자 계획 없다"
"아직까지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사업 투자를 재개할 뜻이 없습니다."
지난 7월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지난해 말 폴리실리콘 신규 투자를 보류하겠다고 발표한 사실을 대외적으로 재확인시켰다.
SK케미칼과 더불어 야심차게 태양광사업에 뛰어들었던 기업이 바로 LG화학.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태양광시장의 사업환경이 악화되자 사업의 수익성을 고려한 차원에서 폴리실리콘 투자를 잠정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및 우수한 신기술 확보는 계속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후 본격적인 폴리실리콘사업 재추진 행보는 보여주지 않은 것이다.
앞서 2차전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LG화학은 지난해 6월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여수 공장부지에 연산 5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초 지난해 7월부터 2013년 말까지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해, 오는 2014년부터 폴리실리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말 '잠정 보류'의사를 밝히면서 LG화학의 태양광사업은 '휴업' 상태로 돌입했다.
1조원이 투자된 OCI 폴리실리콘 군산 제3공장(사진_머니투데이)
◆KCC, 철수이후 행보 놓고 '설왕설래'
KCC 역시 태양광산업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사업에 투자했다가 발을 뺀 케이스다.
지난 2008년 7월 폴리실리콘 공장을 착공, 2010년 2월 연간 6000톤 규모의 상업생산에 돌입한 KCC는 폴리실리콘사업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정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다. 생산규모만 놓고보면 연간 1만8000톤 이상이 거뜬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KCC도 지난해 3분기 기준, 폴리실리콘 사업의 손실 폭이 무려 1591억원에 달하는 등 실적저하가 크게 우려되자 그해 12월 폴리실리콘사업을 잠정중단키로 결정했다. 연간 3000만톤 정도를 생산하는 충남 대죽산업단지 내 폴리실리콘 공장(연산 3000톤)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발표 이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재가동 여부는 안갯속이다.
현재 재계에선 KCC가 폴리실리콘사업을 완전철수할 것이라는 의견과 다시 재추진할 것이라는 상반된 예측이 공존하고 있다.
우선 KCC가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뗐고 곧 관련 설비시스템에 대한 매각 등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는 지난해 폴리실리콘사업의 비중이 높은 '기타 사업' 부문에서 194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연말에 폴리실리콘 설비 잔존가치 3237억원을 회계상 전액 '손실'로 처리한 부분에 근거한 의견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최근 KCC가 국내에서는 폴리실리콘 생산을 잠정중단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업체와 합작으로 설립한 폴리실리콘 생산·판매업체 PTC에 대한 출자는 여전히 중단하지 않은 점을 들어 KCC가 폴리실리콘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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