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 내내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곳곳이 30도를 훌쩍 뛰어넘었다. 찜통 더위만큼이나 답답한 정치·경제적 상황은 불쾌지수를 더욱 자극한다.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는 위장전입과 탈세 등의 의혹을 끝내 벗지 못했다. 대법관 후보 사상 처음으로 자진 낙마해 사법부의 독립성 논란만 가열시켰다. 그 사이 라면과 맥주값은 소리소문없이 올랐다. 서민들의 기호상품이라는 점에서 물가인상 도미노 현상이 빚어지지 않을 지 걱정이다. 가뜩이나 무더위에 짜증이 돋는 요즘, 우리 대표선수들의 시원한 런던발 금메달 소식이라도 기다려보는 수밖에….
 
반토막 GDP 성장률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자주 켜지는 것 같다. 이번엔 경제성장률 쇼크가 한국을 덮쳤다. 우리경제가 본격적인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젠 기우로 들리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4%로 3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 대비 성장 폭은 0.4%. 전분기(0.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대로라면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2%대로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전망 역시 밝지 못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주원인인 유럽 재정위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하반기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자욱하기 때문이다. 당초 올 경기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이 예상됐으나 시간이 갈수록 '상저하저'(上低下低)의 모습이 예견되고 있다.
 
한은은 최근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3.7%로 예상했던 것을 4월 3.5%로 내린데 이어 또다시 하향조정한 것이다. 문제는 이 성장률 목표치조차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고조되는 점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대외경기 악화 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8%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명박 정부는 수출입은행의 조선·플랜트 금융지원 규모를 3조원으로 확대하고, 주요 국책금융기관의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수출금융 지원 규모도 6조9000억원까지 늘리기로 비상경제 대책을 세웠다. 부디 응급상황에 처한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용'한 대책이기를….


폭염 특보…블랙아웃 위기
 
연일 몰아치는 폭염으로 전력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의 턱밑까지 가는 불안한 전력수급 상황이 8월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당장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재가동해야 하는 처지에 처했다.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지난 2월 정전사태 이후 가동이 중지된 고리 1호기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특별점검 등을 거쳐 7월4일 국가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안위 측에 점검 절차가 적절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달라며 재가동에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폭염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은데 전력불안까지 겹치니 이래저래 무덥기만 하다.
 
DTI 손보는 정부

말 많고 탈 많던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거래 침체에 대한 대책이다. 그동안 DTI완화를 두고 정부와 금융당국의 시각은 엇갈렸다. DTI를 완화해 침체된 경기를 일시적이라도 부양시키려는 정부와 DTI가 완화되면 담보 대출자가 늘어나 가계부채만 불릴 것이라는 '규제 사수론'이 팽팽히 맞섰다. DTI 완화를 암시하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많지 않아 집값 하락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몇년 전만 해도 돈을 더 빌려준다면 벌떼처럼 날아들었을텐데 지금은 상황이 예전같지 않다. 그만큼 가계 경제가 좋지 않다는 방증인 셈이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도 DTI 완화도 약발이 먹히지 않으니….
 
마지노선 무너지는 강남 재건축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마지노선으로 알려진 3.3㎡당 3000만원선이 붕괴 직전까지 내려 앉았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7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3.3㎡당 3017만원으로 2009년 1월 2982만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2006년 4월 3.3㎡당 3088만원으로 처음 300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7년 1월에는 359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 9월 리먼사태가 불거지면서 12월 매매가(2902만원)는 32개월만에 3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얘기로 떠들썩한 요즘, 집값 하락을 당연시 여기는 이들과 집 한채에 가정을 답보 잡힌 주변인들의 표정이 대한민국 이름 위에 자꾸 겹쳐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