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신체는 어느 한군데만 아파도 생활 전체에 지장을 받는다. 손가락 하나만 칼에 베어도 젓가락질도 힘들고 글씨 쓰는 것도 어렵다. 물건을 잡고 드는 사소한 행동까지도 불편해진다.
 
그런데 만약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씩 굽혔다 펴는 것을 반복하면서 우리 몸의 무게를 지탱한 채 서고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앉았다 일어서는 모든 동작들을 가능하게 하는 무릎 관절이 망가졌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그러나 이런 순간, 우리의 무릎을 구원해주는 것이 있다. 바로 인공관절이다. 비록 본래의 관절만큼 완벽할 순 없지만 인공관절은 무릎 관절치료의 최후의 수단이자 최선의 선택이다.
 
◆닳고 낡고 늙는 관절
 
그렇다면 인공관절수술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퇴행성 관절염은 무엇일까?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무릎, 어깨, 발목, 허리, 손목, 손가락 등 모든 관절에 발병한다. 관절의 염증성 질환 중 가장 발병률이 높다.
우리 몸에 있는 모든 관절은 일종의 소모품이다. 평생에 걸쳐 사용되면서 서서히 마모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60대 이상에서 80%, 70세 이상 대부분의 노인들이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다. 관절도 노화하는 것이다. 일생 동안 우리의 체중을 떠받들고 있는 무릎은 보통 40~50대 중년 이후에 서서히 퇴행성 변화를 시작하지만 반드시 나이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고령의 나이에 질환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평일에는 각자의 일을 하고 주말에는 스포츠·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외상으로 인해 관절염을 호소하는 젊은 층도 많아지는 추세다.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되면 발병 부위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증상이 진행돼 연골이 소실되면 움직일 때마다 마찰음이 생기며, 관절운동에 제한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염증이 심해지면 관절이 붓는 것은 물론 변형이 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관절의 손상이 심하고, 변형도 많이 진행돼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라면 관절과 비슷하게 만든 인공관절을 사용해 손상된 관절면을 바꿔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후의 치료법은 인공관절 수술
 
인공관절수술은 쉽게 말해 손상된 관절 부위에 인체에 해가 없는 다른 기구를 삽입, 대체해주는 수술기법으로 통증을 없애주고 운동범위를 확보해주는 것이다.
 
1960년대 영국 존 찬리 경에 의해 인공고관절이 처음 개발 된 후 최근 10년 사이에 인공관절수술은 현격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50만건의 인공관절수술이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점차 고령화·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인공관절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공관절 수술은 나날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강화 플라스틱이나 세라믹 같은 반영구적인 생체재료 등 인공관절 재질의 발전과 로봇수술이나 내비게이션과 같은 최첨단 의료장비까지 발전하면서 수술 결과도 점차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좌식생활에 익숙한 동양인의 특성에 맞춘 초굴곡형 인공관절도 등장해 과거 90도에 머물렀던 굴곡이 140~150도까지 가능하게 됐다. 그 중 세라믹형 인공관절은 표면이 매끄럽기 때문에 연골과의 마찰을 줄여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어나게 했다. 또한 인공관절의 90%가 미국, 유럽 등지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기존 무릎 인공관절은 동양인, 특히 여성의 관절구조를 배려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남성에 비해 가로 폭이 짧고 서양인에 비해 크기가 작은 여성의 경우 수술 후의 만족도가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움직임을 훨씬 자연스럽게 만드는 여성 맞춤형 무릎 인공관절이 개발돼 여성 환자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 ‘수술 후 관리’가 핵심
 
수술법 역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요즘은 최소침습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최소침습수술은 수술 시 절개를 최소화 해 수술 상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환자의 회복기간을 줄이는 수술 방법으로 수술 특성상 무릎에는 적용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무릎에도 시술이 가능하게 됐다.
 
최소침습수술은 기존 수술법에 비해 출혈량이 적고 수술 후 통증도 현저히 적으며 환자의 회복 기간이 빨라 수술 후 3시간 후부터 재활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비만의 정도가 심하거나 관절의 손상 범위가 넓어 변형이 심하게 일어난 경우, 재수술을 하는 경우 등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인공관절 재수술 방법은 마모된 인공관절을 제거하고 새로운 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그러나 마모된 인공관절을 제거할 때는 자칫 뼈의 손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재수술 후에는 서로 떨어져 있는 피부나 막 등에 염증이 생겨 서로 들러붙는 유착이 첫번째 수술 때보다 심해지기 때문에 관절 운동의 범위가 줄어들게 된다.
 
인공관절수술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수술 후 관리’다. 이를 소홀히 하면 수술 부위에 세균이 감염될 위험이 있고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자칫 인공관절 주변에 골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이 연골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것처럼 인공관절도 관리를 잘못하면 평균 수명이 20년 정도에 머무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수술 후에는 주의사항을 잘 지키고 운동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인공관절수술은 퇴행성 관절염의 최후의 치료법인 만큼 무조건 수술을 하기보다는 수술 전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인공관절과 수술법을 선택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