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 의거한 행정과 사회주의정신 고양(3월28일).
세계인구증가와 중국의 인구정책(4월26일).
전략적 신흥 산업 육성 연구(5월30일).
중국공산당의 보전과 선진화 연구(6월28일).
중국 토지관리제도 연구(8월23일).
중국공산당(중공, 中共)의 최고 권력기관인 중앙정치국원들이 2011년 6번에 걸쳐 함께 모여 공부한 주제다. 중공의 중앙정치국은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물론 차기 주석이 확실시 되는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총리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등이 바로 정치국원이다.
정치국원은 총 25명이다. 8250만명에 이르는 공산당원 가운데 2270명의 인민대표(국회의원)를 뽑고, 이 중에서 370여명의 중앙위원(후보위원 포함)을 선임한다. 중앙위원은 흔히 '중앙이 결정하면 우리는 집행한다'는 말이 유행하는 것처럼 중국공산당의 최고의결기구다. 중앙위원 가운데 25명의 정치국원을 선임하며 이 중에서 9명의 상무위원이 뽑힌다. 중앙위원회는 통상 1년에 한번 개최돼 중요한 사항을 의결하며 일상적 업무는 상무위원회와 정치국에서 경정해 집행한다.
정치국원은 법의 규제를 받지 않을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명실상부한 중국의 최고지도자 집단이다. 이런 권력집단이 약 50일에 한번씩 모여 2시간 동안 외부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토론을 벌이며 공부를 한다. 바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지티(集體)교육'이다.
지티교육은 후진타오 주석이 2002년 11월8~14일에 열린 '중국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회의(당대회·전당대회)'에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승계받은 뒤부터 시작했다. 리더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며 솔선수범해야 제대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철학에 따른 것이다.
후 주석은 2002년 12월26일에 열린 제1차 지티교육에서 "당과 국가사업의 발전에 적응하고 당과 인민이 부여한 중임을 잘 수행하기 위해 우리는 한층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며 "중앙정치국은 스스로 공부하는 것 외에 지티교육을 하나의 제도로 정착시켜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공은 또 2004년 9월에 열린 '제16차 4중전회(제16차 당대회 중 4번째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중국공산당 집권능력 제고를 위한 중앙위원회 '결정'을 통과시켰다. 이 '결정'에서는 '학습형 정당'을 강조하면서 중앙정치국이 집체교육을 통해 솔선수범을 보이기로 결정했다.
글로벌화와 시장화 및 정보화의 시대 흐름 속에서 국가를 다스리기 위해선 당 간부들이 끊임없이 공부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해야 새로운 변화와 새로운 현상을 인지하고 대응함으로써 집권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 방법으로는 '씽크 탱크'를 활용하는 것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을 초청해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이론을 배우고, 독립적이고 객관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건의하고 당 간부들이 토론을 통해 습득함으로써 정책 효과성을 높이도록 한다는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공 정치국원은 2002년 12월26일부터 2012년 5월28일까지 10년 동안 77번이나 지티교육을 받았다. 평균적으로 45일만에 한번씩 모여 공부를 한 것이다. 집체교육은 120분 동안 진행된다. 2명의 강사가 각각 40분씩 강의를 한 뒤 30분 동안 질의응답이 이뤄지고 후 총서기가 마무리 발언을 하는 방식이다.
중국공산당의 최고 리더들의 집체교육에는 140명의 전문가가 동원됐다. 당과 정부기관 연구원이 31%로 가장 많았고 대학교수가 27%로 2위였다. 중국의 최대 씽크 탱크인 사회과학원이 23%, 군인 장교가 9%, 중국공산당학교가 6%, 기타 4% 순이다.
공부한 내용은 경제가 17번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가장 큰 관심사가 경제성장 및 발전방식의 전환을 뜻하는 '쭈안싱'(轉型)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정치 관련은 15번으로 2위를 차지해 역시 공산당 정권은 정치학습을 중시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3위는 사회건설로 12번이었다. 문화가 10번으로 4위였는데 작년부터 2015년까지 이어지는 12차 5개년 계획 중 문화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이밖에 공산당 발전이 9번, 국방이 7번, 총괄이 4번, 생태문명이 3번이다.
최고지도자들이 '학습형 정당'을 강조하며 스스로 지티교육을 받는 모습을 보며 '한국 지도자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총리와 장관들이 정기적으로 함께 모여 공부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중국은 공산당 독재이고 10년 동안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는 독특한 권력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3권이 분리돼 있고, 5년마다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바뀌는 한국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도 대한민국의 리더들이 함께 모여 한국의 나아갈 방향과 전략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하고 모색하는 '학습형 정부'를 만들어 보는 것은 바람직하고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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