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작가는 충무로에서 이미 손꼽히는 이야기꾼이 된 강풀이다.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웃사람> 등이 있다. 다음달 개봉 예정인 화제작 <26년>까지 합하면 그의 이야기가 영화화된 경우는 한손으로 꼽기 어려워진다.
윤태호 작가 원작의 동명 영화 <이끼> 역시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340만명을 동원하며 한국형 스릴러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 내년 개봉 예정인 장철수 감독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웹툰 작가 Hun의 작품을 영화화했다.
웹툰 기반의 영화가 늘어나면서 웹툰이 콘텐츠산업의 화수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웹툰 기반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인 리얼라이즈 픽쳐스의 김호성 대표를 만나 웹툰이 영화시장에서 갖는 매력을 들어봤다.
↑김호성 리얼라이즈 픽쳐스 대표(사진 : 류승희 기자)
◆한국 첫 프랜차이즈 텐트폴 무비 원작은 웹툰
7일 기준 8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제작사 리얼라이즈 픽쳐스. 이 회사는 차기작 시나리오로 웹툰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를 선택했다.
회사가 밝히는 영화 <신과 함께>의 제작비용은 100억원. 사후비용 25억원을 포함해 총 80억원이 든 <이끼>에 비해 20억원이 많다. 아직까지 웹툰 기반의 영화가 소위 ‘대박’을 치지 못한 상황에서 100억원의 투자비용을 결정한 이유는 뭘까.
“이 웹툰을 보고 국내에 아직까지 시도되지 않은 프랜차이즈 무비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미 원작이 3편(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으로 완성된 상태라는 점도 매력이었지요.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 앞선 속편)까지 총 4편의 제작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프랜차이즈 무비는 쉽게 말해 시리즈물과 비슷하다. 하지만 1편의 흥행으로 인해 비슷한 콘셉트로 후속편을 제작하는 영화와 달리 1편 제작부터 후속편을 염두에 둔 것에 차이가 있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전자라면 <반지의 제왕> 시리즈나 <스타워즈> 시리즈는 후자의 예다.
<신과 함께>가 매력적인 이유는 또 있다. 이야기의 규모로 볼 때 텐트폴 영화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 텐트폴 영화는 텐트를 지지하는 폴처럼 한해 영화수익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흥행의 기둥이 되는 영화다. 방학 시즌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하는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가 그 예다.
“신과 함께는 사후 세계를 다룬 판타지물입니다. 가상의 세계를 다룬 만큼 볼거리가 풍부한 텐트폴 영화의 조건을 갖췄습니다. 2013년 크리스마스나 2014년 여름방학을 개봉시기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죠.”
◆웹툰의 매력은 개성 있는 이야깃거리
앞으로 웹툰이 콘텐츠산업의 원천소스가 될 것으로 판단하는 시각이 많다. 소비층이 접하기 쉬우면서 소비층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고, 글보다 전달력이 뛰어나면서, 1인제작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김 대표 역시 그 점을 웹툰의 강점으로 꼽는다.
“웹툰이 생기면서 많은 아마추어들이 콘텐츠를 쏟아내기 시작했어요. 일단 원작의 양이 많아진죠. 웹툰 작가의 시각도 색달라요.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들이 인기를 얻어요. 이전까지 한국 영화의 시나리오는 문학이나 소설을 근간으로 리얼리즘 베이스로 제작됐잖아요. 고급문화는 저급문화를 바탕으로 태어나듯 웹툰의 다양성은 좋은 시나리오의 바탕이 될 것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웹툰의 또 다른 매력은 독자의 평가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웹툰은 매 회마다 독자 반응을 체크할 수 있고 작품 전체에 대한 독자의 트랜드도 통계화할 수 있다. 단순히 페이지뷰만 확인하더라도 인기도의 수치화가 가능하다.
“투자사에게 투자 결정을 내리는 과정은 간단했어요. 독자 리뷰를 내밀었을 뿐입니다. 이 이야기가 얼마만큼 대중의 지지를 받는가는 리뷰에서 모두 드러납니다.”
투자사에 제공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니 이야기의 범용성과 보편성이 강하게 묻어나는 리뷰가 주를 이뤘다. ‘한번쯤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들었을 법한 이야기’, ‘나중에 죽어서 저승가면 어떤 벌을 받을까’ 등 제법 직접적인 독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웹툰의 한계도 있다. 문화 소비자에게 ‘콘텐츠는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준 게 가장 큰 문제다. 김 대표는 그래서 웹툰이 양날의 칼과 같다고 평가한다. 현재 웹툰의 순기능을 살리면서 콘텐츠의 가치도 인정하기 위해 완결작에 대해 유료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만화의 자유도를 어떻게 스크린에 담아낼지는 영화제작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원작에서 그려진 세계를 스크린에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웹툰 베이스 영화의 관건입니다. 특히 사후 세계를 다룬 우리 영화는 비주얼콘셉트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어요.”
<신과 함께>가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는 기자에게 ‘스타벅스가 있는 저승’이라는 힌트가 주어진다. 11월 시나리오를 마치고 배우 섭외에 나설 예정인 영화 <신과 함께>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김호성 대표 약력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졸업
1990년 외국계 광고대행사 맥켄에릭슨 입사
1996년 선우프로덕션
2001년 잉크스팟 대표
2006년 리얼라이즈 픽쳐스 공동대표
대표작품
-코카콜라, 나이키, 리바이스 등 광고제작
-<싸이렌> 제작
-<미녀는 괴로워> 제작
-<국가대표> 기획
-<인플루언스> 기획 및 제작
-<광해, 왕이 된 남자> 제작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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