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를 둘러싼 상황은 이처럼 녹록지 않지만 희망의 끈을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력 대선후보들이 제시하고 있는 공약을 감안할 때 새 정부에서는 증권주들이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후보들은 당선 후 중소기업 지원과 주거복지 향상을 핵심으로 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이런 정책은 증시 자금유입 및 자산관리 확대로 이어져 증권주의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2년간 뒷걸음질
증권주들은 이명박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한 규제 중심의 정책에 발목을 잡히면서 지난 몇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 정부는 자본시장통합법 도입을 통해 대형사의 증자를 유도하는 한편 콜 차입 규제, 신용융자 규제 강화 등 증권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제고보다는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증권산업의 발전을 외면한 대표적인 사례가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 규제다. 시장 과열을 이유로 시행된 ELW시장 규제는 투자자 보호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ELW시장을 고사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사의 수익원 확보에 장애가 되는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된 반면 수익원 다변화 등 장기 성장동력을 위해 필요한 자본시장법 등은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증권사들은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쉽지 않은 행보를 거듭하고 있던 가운데 지난해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고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수익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증권주들은 지난 2년간 뒷걸음질을 쳤다.
증권업종지수는 2010년 말 3075.65에서 1682.17(11월9일 기준)로 45.31% 하락했다. 대우증권은 2만6300원에서 1만900원으로 절반이하로 떨어졌고 우리투자증권도 주가가 절반 이하로 내려왔다. 삼성증권과 현대증권도 45%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新정부에서는 족쇄 풀고 '훨훨'
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은 증권주의 족쇄 노릇을 했지만 새로 들어설 정부의 정책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력 대선후보들이 직접적으로 증권산업을 육성할 정책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공약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 기조를 고려했을 때 증시 자금유입을 촉발시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야 대선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의 초점을 주택가격 부양에서 주거복지 향상으로 맞추고 있다"며 주거복지 형상을 위한 정책과 부동산 가격 하락은 주택 소유 욕구를 낮춰 부동산 중심의 가계자산 구조를 위험금융자산 구조로 변환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보유 자금이 줄면서 금융자산쪽에 투입될 수 있는 여력이 커질 뿐 아니라 주택보유자보다 무주택자가 위험금융자산의 보유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주택 소유 욕구 약화는 위험금융자산 확대에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전·월세 가격 안정 등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같은 주거복지 개선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기업·수출기업 중심에서 중견·중소기업 중심으로 기조 변화가 예상되는 산업정책도 증권주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서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개인거래대금과 인수 및 주선시장(IB)은 대형주보다 중형주 지수 추이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상대적으로 위험이 크고 자금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경우 증권업도 동반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중견·중소기업 중심의 산업정책으로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자산관리시장의 성장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형주의 수익률이 높을 때 자산운용사들이 벤치마크(BM) 대비 초과 성과를 내는 확률이 높은데 중견·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은 중형주의 주가 상승을 견인해 운용사들의 운용성과를 높이고 자산관리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을 유도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증권업이 정책기조 변화에 따른 수혜를 동력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증권사들이 위험관리 능력을 높이고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일도 병행돼야 한다.
지난 2010년 증권사들은 랩어카운트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 과정에서 과열경쟁으로 위험관리에 실패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우를 범한 바 있다. 이에 앞선 2007년에는 무리한 펀드판매로 운용 관리에 실패해 펀드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다.
◆한국금융지주·삼성證 '콕 집어라'
새 정부에서 펼쳐질 정책이 증권주에 미칠 긍정적 효과에 기대를 건다면 증권주의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있는 지금을 매수의 기회로 고려해 볼만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금융지주를 투자유망 종목으로 첫 손가락에 꼽고 있다.
한국금융은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증권사에서 자산운용사, 투자파트너스 등으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자회사 라인업으로 안정적인 상품라인업 확보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관리 측면에서도 증권업계에서 가장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를 바탕으로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양호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증시 부침의 영향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증권사와 달리 운용사가 견조한 실적을 보이면서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향후 자산관리형 수익모델로 변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자산관리 부문 성장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 부문에서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삼성증권도 증시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유망한 종목 중 하나다.
서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PB시장에서 가장 시장 지배력이 높은 대표적인 자산관리형 증권사"라며 "앞으로 랩어카운트에 이어 헤지펀드 등 부유층 고객의 위험금융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가 전개될 경우 상대적인 수혜폭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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