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알티마의 타깃층은 ‘슈퍼 대디’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서도 가정에 충실한 아빠에게 적합한 차라는 것. 자녀의 교육을 주도하고 가족과 함께 여가를 보내는 데 알맞은 만큼 편안하고 넉넉한 실내공간과 안전성을 강조한 것이 뉴 알티마의 특징이다.
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대표이사 역시 알티마의 고객층으로 삼은 슈퍼 대디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닛산의 스포티한 DNA를 유지하면서도 패밀리 세단으로써 가족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일과 가족의 균형 잡힌 인생을 사는 슈퍼 대디를 타깃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당장 닛산은 뉴 알티마를 통해 수입차 중형세단의 절대강자인 캠리를 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월한 성능이 비교 포인트다. 자신감은 토요타 캠리와의 비교 서킷 테스트를 공개한데서 드러난다. 김동길 슈퍼 스포츠 레이싱팀 드라이버는 “캠리와 알티마의 제로백(0-100km/h까지 이르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각각 9.84초와 8.54초가 나왔다”면서 “또 12개의 콘을 통과하는 고속 슬라럼 주행시간도 캠리는 16.07초인데 반해 알티마는 13.29초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속력과 서스펜션의 안정성에서 캠리보다 월등하다는 주장이다.
◆닛산의 기술이 집약된 차
알티마는 1993년 6월 처음으로 생산된 뒤 올해 뉴욕 국제 모터쇼에서 현재의 5세대 모델이 등장했으니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 기간 알티마는 ‘기술의 닛산’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새로운 알티마는 운전석에 앉으면서부터 시작된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에서 영감을 얻은 ‘저중력 시트’가 닛산 기술의 시작이다. 닛산은 가장 피로가 적은 중립 자세(Neutral Posture, 무중력환경에서 인체가 취하는 편안한 자세)에 가까운 시트라는 점에 착안, 뉴 알티마의 시트를 근육과 척추의 부담을 완화하고 혈액 흐름을 개선시켜 피로감을 줄이도록 고안해냈다.
무엇보다 뉴 알티마는 그간 닛산에서 강조했던 첨단 기술력이 대거 포함됐다. 차세대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CVT)가 대표적이다. 기어를 변환시키지 않고 기어비를 조절하는 장치다. 한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CVT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변속 성능을 높이고 충격을 줄이면서 향상된 연비와 가속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능력은 액티브 언더스티어(관성에 따라 차량이 예상 회전반경 바깥으로 나가는 현상) 컨트롤(AUC)의 탑재다. 네개의 바퀴 각각이 코너주행 시 차량이 안전하게 회전할 수 있도록 제동과 각도를 조절해 주는 기능이다. 급회전 구간에서 오버스티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우회전 구간에서 차량의 오른쪽 앞바퀴가 스스로 제동을 걸어 적은 회전반경에서도 돌 수 있도록 해주는 식이다. 달리던 사람이 기둥을 잡고 코너를 돌면 빠르고 가까이 회전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기술은 교차로에서 회전반경을 감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충돌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충돌 이후의 상황보다 충돌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닛산의 세심함이 엿보인다. 최근 완성차업계가 경쟁적으로 충돌검사에서 높은 안전도를 기록했다고 홍보하고 있는 상황에 비해 진일보한 안정성인 셈이다.
◆변속 없는 가속에 속도도 훌쩍
뉴 알티마의 시승은 춘천고속도로와 일반국도를 포함한 가평 일대 100여km 구간으로 진행됐다. 안정적인 시승을 위해 닛산의 스포츠카 370Z가 선두차량으로 나섰다.
시승 차량은 2.5 모델. 3.5 모델에 비해 수요가 3배 이상 많은 차량이라 시승차량으로 선택된 듯하다. 가속페달을 밟자 기존 알티마에 비해 10마력이 늘어난 180마력의 엔진을 장착해서인지 느낌이 더 힘차다. 다만 CVT의 한계 때문인지 초반 가속성이 뛰어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rpm 상승과 함께 경쾌하게 들려오는 엔진음이 알티마에 여전히 스포츠 세단의 본능이 숨어있음을 일깨워줄 뿐이다. 구형 대비 30% 이상의 흡음재를 늘렸음에도 정숙성을 강조하는 다른 세단에 비해서는 여전히 소음이 큰 편이었다.
고속구간에 이르러 속도를 높이자 뉴 알티마의 잠자던 야성이 깨어난다. 한번의 변속 충격 없이 한계속도인 220km/h까지 내달린다. 오히려 100km/h 이후에 알티마의 진가가 발휘되는 느낌이다.
아직 캠리 등 다른 차량이 신연비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지만 알티마의 연비는 우수한 편이다. 구형 알티마의 연비가 11.6km/ℓ인 반면 신형 알티마의 연비는 14.4km/ℓ(구연비 기준, 신연비 기준은 복합 12.8km/ℓ)이다. 닛산 측은 리터당 2000원 기준으로 연간 2만km 주행 시 휘발유 비용을 70만원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 모델에 비해 가격은 20만원 올랐으니 50만원 싸졌다는 계산이다.
물신형 알티마(2.5모델 기준)에는 전 모델에 없는 전후방 주차센서, 열선 내장 스티어링 휠 등 15개 옵션이 기본사양으로 들어갔다. 게다가 기존 모델에 없는 첨단기술도 포함됐으니 20만원의 가격 상승은 애교로 봐줄 만하다. 3350만원(3.5모델은 3750만원)은 ‘슈퍼 대디’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전해 볼만한 가격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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