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내부에서는 우선 입단속에 나서는 분위기다. 그의 임기가 끝나려면 아직 3개월 이상 남아 있는데 벌써부터 구설수에 휘말리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하 행장의 5연임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 본사 씨티그룹의 분위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가장 큰 변수는 씨티그룹 새 수장인 마이클 코뱃 회장이다. 그는 2012년 10월 판디트 전 회장 후임으로 씨티그룹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현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기 직전까지 유럽과 중동·아프리카 지역총괄 CEO를 맡았다.
하 행장과는 업무적으로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아 그의 행보에 따라 하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변화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 행장의 장기 집권도 단점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하 행장의 독주체제가 장기화되면서 씨티은행 내부에서는 적잖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노조가 인사 및 연봉체계 등에 대한 항의로 행장실을 점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주문에도 불구하고 1300억원 규모의 사상최대 배당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져 나왔다.
하영구 행장
반면 일각에서는 하 행장의 연임여부에 대한 열쇠는 스티븐 버드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CEO가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 행장에 대한 실질적인 인사권을 지닌 인물이 바로 버드 대표이기 때문이다.
버드 대표는 2009년 7월부터 아·태지역 총괄 CEO 자리에 오르며 하 행장과 오래도록 호흡을 맞춰왔다. 2010년 하 행장의 4연임에도 힘을 실어준 인물이기도 하다. 하 행장 역시 버드 대표와 우호적인 관계 유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하 행장이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은 직후에도 버드 대표가 주관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목발을 짚고 홍콩으로 향하기도 했다.
하 행장을 대체할 인물이 마땅치 않은 것도 하 행장의 5연임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하 행장은 10년 넘게 한국씨티은행 수장을 맡으면서 누구보다 내부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씨티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수년간 한사람이 장기 집권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인물이 금융시장 악재를 이겨내는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내부직원보다 내부환경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경우 오히려 업무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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