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북구청의 ‘짜 맞추기 꼼수행정’이 말썽을 빚고 있다. 민원을 해결하고 분쟁 시 중재에 나서야 할 지자체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광주시 북구청과 첨단J2차아파트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 공동주택 내 보육시설(어린이집) 인가 과정에서 임대차계약이 정상적으로 체결되지 않았는데도 인가를 내줘 입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첨단J2차아파트는 지난해 11월 ‘보육시설의 운영 및 임대’ 입찰에서 월 사용료 80만원을 제시한 A씨를 선정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입찰 제안서가 공개된 이후 80만원의 사용료가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갑자기 40만원이 증액된 120만원으로 정정되면서 ‘입찰무효’라는 반발이 일었지만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위)는 이를 무시하고 A씨를 선정했다. 더구나 사용료를 350만원, 420만원 등으로 제시한 신청자도 있었는데 입찰에서 밀려났다.

현재 이 아파트는 입찰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낙찰자가 불합리하게 결정됐다는 지적이 일면서 기존 입대위 임원들이 전원 사퇴하고 새로운 임원진을 구성하고 있다.


보육시설 낙찰자 A씨는 관리주체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이 어려워지자 입대위와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북구청에 어린이집 인가 신청을 접수했다. 북구청은 며칠뒤 인가 처분했다.

이에 대해 첨단J2차아파트 입주민들은 “입찰과정이 문제가 있어 정상적인 낙찰자 선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북구청이 인가를 내준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관리주체와 정상적인 임대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는데 무슨 근거로 인가처분이 내려졌는지 의문”이라며 “북구청이 이미 인가를 결정하고 거기에 짜 맞추기 식으로 행정을 적용했다”고 발끈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핵심 사항은 임대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누구인가다. 다시 말해 계약당사자가 관리주체(관리소장)와 입대위 중 누구인가다.

주택법에는 ‘관리주체’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관리주체’란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관리사무소장, 관리업무를 인계하기 전의 사업주체, 주택관리업자, 임대사업자로 규정했다.

또 국토해양부 고시 주택관리업자 선정 및 사업자 선정 지침에는 ‘주택관리업자 선정과 하자보수 등 2개 사안에 대해서만 입주자대표회의가 계약주체이며 기타 용역, 구입, 매각 등에 관련된 입찰 등은 모두 관리주체(관리소장)가 계약주체이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법령에 명시된 내용을 입대위의 의결 또는 관리규약, 입주민 등의 총의로 변경하더라도 위법이다. 따라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과태료 부과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북구청은 어떤 근거로 인가 처분했을까. 보건복지부에서 내려온 ‘보육시설 설치가이드’ 지침이 전부다.

보육시설 설치가이드에 보면 ‘공동주택 내 관리도, 보육시설 등과 같은 주민공동재산의 관리에 대하여 주민다수가 입주자대표회의에 위임하였다면 입주자대표회의와 임대차 계약을 하는 것이 타당함. 기타 상세한 규정은 국토해양부 및 소재지 관할 인가관청 주택관련 부서에 확인 필요’라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광주시 북구청은 상위법인 주택법을 무시한 것도 모자라 관련부서에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인가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아파트 관리규약에도 보육시설 운영 및 임대와 관련해 관리주체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입대위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도 이를 무시한 것이어서 입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입주민들은 인가취소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