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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20년을 맞은 버스 준공영제가 재정 부담 확대와 운영 투명성 논란 속에 시험대에 올랐다. 지방정부 지원금은 계속 늘었지만 버스 이용객 감소와 서비스 개선 정체가 이어지면서 현행 지원 방식과 운영 체계 전반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버스 준공영제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안 모색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현행 버스 운영 체계는 재정 지원금과 운송수입이 늘어남에도 승객 수는 줄어드는 구조"라며 "한정된 자원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와 시민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스 서비스 평가 방식의 문제도 지적됐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버스 운영 지표를 분석한 결과 총 운행 거리와 노선 수는 감소했지만 정류장·차량 수는 반대로 증가했다.
김 센터장은 "10번 운행하던 노선이 9번으로 줄어도 노선 자체는 유지되기 때문에 기존 지표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서비스가 줄어든 것"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구조의 원인에 현행 표준운송원가 정산 방식이 있다. 김 센터장은 "준공영제는 대당 정산 방식"이라며 "차량 수를 유지하면 표준운송원가상 지원 항목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 차량을 유지하면서 운행 거리를 줄이는 것이 단기 수익을 높이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의 취지가 민간 사업자의 운영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지만 현 구조에서는 사업자의 비용 절감 유인이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재정 투명성 문제도 쟁점이다. 김 센터장은 "시민들이 가장 불신하는 부분은 재정 지원금"이라며 "지자체가 공개하는 지원 규모와 예산서상 운수업계 보조금 항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유가보조금이나 비수익 노선 지원 외에 운전자 복장, 해외연수 등 다양한 항목이 운수업계 보조금으로 편성되는데 현행 제도상 운수업계 보조금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돼 있어 검증 체계가 부족하다.
김 센터장은 "정부가 지원금을 투입하면서도 실제 사용 내역과 효과를 평가하지 않는 구조"라며 "재정 투입에 대한 관리와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만이 아닌 별도의 '버스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 센터장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택시, 플랫폼 사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버스 제도만 개선하기 어렵다"며 "버스와 관련된 내용을 별도 법으로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세금 투입하는데 검증은 없다"…버스법 제정 등 제안
다음 발제자로 나선 김정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은 "준공영제 자체의 문제보다 20년 동안 변화한 환경과 운영 방식이 제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경실련과 공공교통네트워크가 7개 특·광역시와 151개 기초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9년 대비 2024년 재정 지원은 107% 증가했지만 승객 수는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지원이 늘었다면 이용 편의와 서비스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승객 수 감소의 결과가 나타났다"며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의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비 등 관련 비용을 지원받으면서 제대로 사용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안전과 서비스 개선 여부를 검증할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재정 지원 투명성 강화 ▲시민 중심 서비스 평가 기준 마련 ▲정비·안전 관리 검증 강화 ▲시민 참여형 거버넌스 구축 ▲다양한 공공운영 모델 도입 ▲정보 공개 확대 ▲지자체 간 협력 확대 등이 제안됐다.
김 위원장은 "현재 평가는 노선 수나 차량 수 같은 양적 지표에 머물러 있다"며 "지역별 여건이 다른 만큼 서울과 지방, 도시와 농촌에 동일한 모델을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버스 준공영제의 성과를 인정하면서 변화에 맞는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채만 경기연구원 경기의정연구센터장은 "재정 지원이 늘고 승객 수가 줄었다는 결과만으로 준공영제를 실패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공공이 투입하지 않았다면 이용객 감소 폭은 더 컸을 수 있다. 다만 장기적인 해법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과거에 민간이 적자를 감수하고 향후 흑자를 기대하는 구조였지만 20년 넘게 공공이 적자뿐 아니라 수익까지 보장하는 구조가 됐다면 운영 방식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운영 체계를 다양화해야 한다"며 "노선 입찰제가 도입되면 민간·공공 운영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 현재 버스 업체가 가진 노선 운영 우선권을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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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