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발언 겨냥한 오세훈… "공공버스 10대 운영경험으로 시 적용 무리"
초기비용 2조·연 1000억원 투자해야… 공영제 전환 시 '요금 100원 인상'
이화랑 기자
2,449
공유하기
최근 서울 시내버스 장기 파업 사태를 계기로 버스운송사업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여야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당 유력 후보로 부상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공공시설 무료셔틀을 대안으로 제시한 데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토론회'에 참석해 버스 공영제 전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는 정원오 구청장이 최근 '성공버스'(성동구 공공시설 무료 셔틀버스) 사례를 서울시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 데 대한 반박 의견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한 자치구에서 10대 정도 공공버스를 운영해본 경험으로 7000대 이상을 운영해야 하는 서울시 전체에 적용하자는 제안은 다소 깊은 연구가 결여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여러 방안의 장·단점을 파악해 현실성 있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현행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해 업체 이윤을 보전하는 재정 지원을 감축하고 적자 노선은 공공버스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버스 공영제를 시행할 경우 차고지와 차량 인수 등 초기 비용으로 2조1000억원(2023년 기준) 이상의 재정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 인건비를 더하면 연 1000억원의 추가 운영비가 발생한다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오 시장은 "이렇게 될 경우 버스 요금을 100원 정도 올려야 하는 재정 부담이 불가피한 반면 제한된 수입으로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안정성은 낮아질 수 있다"며 "준공영제를 공영제로 전환해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중교통 공익성에 공감… 해법은 엇갈려
2004년 준공영제가 통합환승시스템과 함께 도입된 후 시내버스 서비스의 품질이 개선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공공 투자가 성과를 거둔 대표 사례이며 이명박 전 시장의 혜안이 돋보이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 공영버스 운영의 비효율을 겪은 후 민영제를 거쳐 현재의 준공영제로 안착하게 된 것"이라며 "다른 지자체 사례를 보더라도 공영제는 민영제나 준공영제보다 더 많은 운영비가 투입되고 결국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영제를 도입해도 파업 리스크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협상의 상대가 지방정부가 되면 정치 파급력과 불확실성은 더 커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중교통의 공익성을 제도로 보완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여야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정 구청장도 지난 3일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철도망을 보완하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주장한 바 있다.
오 시장은 "대형병원도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필수공익 사업장으로 지정돼 있다"면서 "시내버스는 도시철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연결망이다. 시내버스 운행이 멈추면 교통 약자에게 불편과 부담이 전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시작된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 파업은 44시간 동안 이어져 역대 최장 기간의 파업을 기록했다. 파업 때도 최소 50% 이상 운행률을 유지하는 지하철과 달리 최근 버스 파업에선 운행률이 6.8%에 그쳤다.
노사가 2.9% 임금 인상에 합의하며 파업을 중단시켰으나 향후 시 재정 적자의 우려가 커졌다.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서 결론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파업이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서울시는 2024년 11월과 지난해 2월에도 고용노동부에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요청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이화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