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CJ대한통운 비상대책위원회
택배 수수료 인하와 페널티 문제를 두고 CJ대한통운과 일부 소속 택배기사들의 마찰이 과열되고 있다. 급기야 택배기사들의 운송 거부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양측은 5월9일 현재까지 한치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CJ대한통운 사태는 최근 각계에서 일고 있는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갑의 횡포가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통합 이후 오히려 근무환경이 개선됐고 택배기사들은 연말까지 지금보다 40% 이상의 수익이 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으로 번진 운송거부 사태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대규모 운송거부 사태는 지난 4일 촉발됐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이날, 택배기사들은 "CJ대한통운이 일방적으로 택배수수료를 삭감한 데다 배송 차질에 대한 페널티까지 부여해 이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려고 운송거부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업계 1·2위인 CJ대한통운과 CJ GLS가 통합된 지난 4월3일 수수료 체계가 개편됐으니 해당 택배기사들은 한달여 동안 불만을 쌓아온 것이다.

이들 택배기사는 앞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택배기사 죽이는 CJ'가 적힌 500여장의 현수막을 준비했다. 이후 지난 4일 오전 인천과 부천지역 등의 택배기사 270여명이 이 현수막을 배송차량에 부착하고 회사의 부당함을 알렸다.

이에 CJ대한통운은 현수막 부착 차량 택배기사들에게 짐을 내려놓고 현장에서 나가라고 요구했으며 270여명의 택배기사들은 그대로 이탈했다. 사측은 다음날인 5일 저녁 7시까지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문자로 통보했지만, 해당 택배기사들은 현재까지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의지를 굳히고 있다.


인천·부천·시화·군포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운송거부 사태는 이틀 뒤 전국으로 확산됐다. 지난 6일 서울지역 일부 택배기사들이 동참했고, 7일에는 전주·충주·광주 등지로 퍼져나갔다. 울산과 부산은 합류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비대위와 입장을 달리하며 운송을 재개했다.

8일에는 창원·천안·아산지역 택배기사들이 동참했으며 운송을 재개했던 울산이 다시 거부 대열에 합류하는 등 총 1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운송거부 사태로 불길은 커졌다.


사진제공 CJ대한통운 비상대책위원회

◆택배기사 "수수료 인하 절대 안돼"

이번 운송거부 사태는 CJ대한통운의 통합과정에서 개편된 수수료 인하와 배송 차질에 대한 페널티에서 불거졌다.

비대위에 따르면 개편 이전 880~930원이었던 택배수수료는 800원 수준으로 인하됐다. 택배기사의 수익이 80~130원가량 줄어든 셈이다. 월수입으로 따지면 50만원까지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수수료 감소 현상은 CJ대한통운 통합 이후 배송지역이 총 12개의 급지로 분류되고 각 지역마다 수수료에 차이가 생기면서 나타났다. 물량이 많은 1급지의 수수료는 800원으로 책정됐다. 또한 배송이 어려운 12급지의 경우 물량이 1~2개밖에 없음에도 1급지와의 수수료 차이가 크지 않아 택배기사들의 불만을 키웠다.

통합 이후 CJ대한통운이 제시했던 페널티(벌금) 문제도 택배기사들이 운송거부에 나서게 된 중요한 원인이다. 페널티 제도는 고객정보에 오류가 있거나 고객이 물건을 못 받아 콜센터에 전화하면 택배기사들에게 3만원이 부과되고 이 과정에서 고객과 언쟁이 있을 경우 또 다시 1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는 규정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원래는 각 지점에 있는 화물사고처리반이 원인을 찾아 문제 택배물을 해결했는데 이제는 무조건 택배기사들의 수수료에서 물건값을 공제하는 식"이라며 "택배수수료도 우체국의 경우 980원이라는 수익이 발생하는데 CJ대한통운은 너무나도 낮은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CJ대한통운 "오히려 더 이득 보는 구조"

그렇다면 '공공의 적'으로 몰린 CJ대한통운의 입장은 어떨까. 회사는 수수료 인하 논란과 관련해 전국 행정구역별 면적당 평균 배송수량을 기준으로 등급을 책정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지역은 기존과 비슷한 수수료 단가가 적용되지만 일부 지역은 과거에 비해 올라가거나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수수료를 800원으로 일괄 인하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고 우체국의 경우 980원의 수수료가 나온다는 것도 최고치일 뿐이지 평균치는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올해 연말 택배기사들은 현재 대비 40% 이상의 수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이미 경기도 군포지역의 새로운 자동화물 분류기 설치를 비롯해 각 지역별 하역기구 추가 등이 이뤄졌고, 내년 경기도 광주지역 쪽에 대형터미널 건설을 목표로 투자 중인 점을 강조했다. 또한 CJ대한통운과 CJ GLS 양사의 거점 통합운영으로 택배기사의 근무환경이 곧 개선될 것이라는 점도 수익 증가 요인으로 내세웠다.

페널티 제도에 대해서도 CJ대한통운은 비대위 측의 입장에 팽팽히 맞섰다. 페널티는 모든 택배회사가 도입·운영하는 제도로 고객의 물품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배송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는 것. 하지만 3만~10만원의 벌금 부여를 실제 적용한 적은 단 한번도 없고 앞으로도 금전적인 불이익은 가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페널티 경로를 재설정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결국 택배기사들은 근무환경 개선을 비롯한 배송 생산성, 유류비 절감 등의 효과로 실제 수익이 향상될 것"이라며 "현재 운송거부로 대응하고 있는 택배기사들의 요구에 있어서도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운송거부 동참 택배기사 수는?

4일 - 인천, 부천, 시화, 군포 270여명(총 270여명)
6일 - 서울, 인천(추가) 130여명(총 400여명)
7일 - 전주, 충주, 광주 400여명(총 800여명)
8일 - 창원, 천안, 아산, 울산 160여명(총 960여명)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