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중심가 오피스 빌딩들의 공실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대료나 빌딩가격은 꿈쩍도 않거나 오히려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률 높아져도 임대료는 인상만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면적 3만㎡ 이상 서울 프라임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지난 분기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9.7%를 기록했다. 도심권역 오피스 공실률은 15.1%다. 사무실 개수를 기준으로 하면 7개 중 하나가 비어 있는 셈이다. 반면 월 임대료(㎡당)는 전 분기 대비 0.8%, 전년 동기 대비 1.8% 인상된 16만3500원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시장 전체 시세변동과는 무관하게 무조건적인 인상만 이뤄지고 있는 오피스 빌딩 임대료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넘치는 임차인 수요와 임대인들의 콧대 높은 고집, 그리고 불부명한 가격결정 등이 빌딩 임대료를 붙잡고 있는 주 요인들로 분석된다.

특히 오피스 빌딩의 경우 객관적인 임대료 변동 현황이나 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어 임차인 입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얼핏 보면 공급과인인 오피스 빌딩 시장에서 임차인이 우위에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자연스레 건물간 경쟁은 있을 리 만무하다.


건물주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임대료를 낮췄다간 기존 임차인들까지도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기 때문에 함부로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것. 더불어 임대료 인하는 차후 빌딩의 가치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1~2개월치 임대료를 면제해주거나 인테리어비용을 부담해주는 등 나름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건물주들도 있지만 그들도 자체 임대료만은 절대 건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직은 오피스 빌딩

매물로 나오는 오피스 건물들의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도이치자산운용은 지난 3월 중순 코람코자산신탁과 삼성생명 등 10여개 기관을 제치고 3.3㎡당 2360만원을 써내며 대우건설 사옥 콜옵션 우선 매각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는 업계가 예상한 3.3㎡당 가격인 1800만~2000만원대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대우건설 사옥의 가격은 39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인애비뉴 B동의 경우에는 시세보다 1000억원가량 오른 45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높은 가격 책정에도 불구하고 경쟁은 치열하다. 하나다올자산운용과 코람코자산신탁, 이지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10여곳의 자산운용사들이 뛰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A동의 경우 지난 2011년 미래에셋펀드가 3400억원에 사들였다.

이처럼 서울 도심의 오피스 빌딩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낮은 금리 대비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 덕분에 대형 오피스 빌딩은 투자 수익률이 예전만 못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국계 기업이나 금융권의 최고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오피스 빌딩 평균 연간 수익률은 약 6.7%다. 특히 서울 충무로와 서울역 주변 도심권역의 수익률은 10% 가까이 육박한다. 현재 기준금리가 2%대임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임을 알 수 있다. 정기예금(3.05%)·채권(2.68%) 등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상가 정보업체 관계자는 “공실률이 늘어가고 공급과잉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피스 빌딩의 가격은 예상 투자수익률 덕분에 거품이 많이 끼고 있다”며 “거품이 꺼질 경우 투자자들이 막심한 손해를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