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오는 수입차는 대부분 평택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다. 보통 2개월가량 걸려 도착하는데 긴 시간 바다 위에서 머물렀던 만큼 차량이 출고되기 전 마지막 점검이 필수적이다.
푸조·시트로엥의 공식수입원 한불모터스는 소비자들에게 최상 품질의 차량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경기도 화성에 직영 PDI센터를 운영 중이다. 최근 이곳을 방문할 기회가 생겨 화성 PDI센터 및 시트로엥의 DS라인업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국내 유일의 직영 PDI센터

PDI(Pre-Delivery Inspection)는 '배송 전 검사'란 뜻으로, PDI센터는 항구에 도착한 수입차의 보관 및 점검, 배송업무 등을 총괄한다. 다른 브랜드는 위탁업체에 맡겨 PDI 작업을 진행하지만 푸조·시트로엥은 직접 설치한 이곳 화성 PDI센터에서 차량을 손수 다룬다.


화성 PDI센터는 우선 지리적인 요건부터 완벽하다. 제2 서해안 고속도로를 통해 평택항에서 불과 20여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서울과는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한 산을 등지고 있어 서해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으로부터 차량의 부식 위험을 줄였다.

총면적 3만4000㎡, 4층 규모로 최대 1000여대까지 차량 보관이 가능하며, 하루 100대를 출고할 수 있다.

평택항에서 도착한 차량은 이곳에서 7단계의 점검과정을 거친다. 가장 중요한 업무인 왁스 제거가 먼저 이뤄진다. 염분과 습기를 품고 있는 바닷바람으로부터 차량을 보호하기 위해 덧입힌 왁스를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세차와 건조과정에 돌입한다. 이어 인테리어 및 외관점검, 폴리싱 작업 등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소비자를 찾아갈 수 있는 완벽한 상태로 거듭나게 된다.


각 섹션에는 20여명의 전문가들이 상주하고 있다. 모든 공정에는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처리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24시간 가동되는 13개의 CCTV를 통해 실시간 감시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최고의 보안수준을 갖췄다.

이처럼 철저한 작업과정을 거친 덕분에 2008년 센터 설립 이후 재입고된 차량은 아직까지 푸조 1대가 유일하다.

점검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접이식 미러나 내비게이션 등 일부 옵션을 이곳에서 장착하기도 한다. 관련 전자제어장치(ECU) 프로그래밍이나 한글화 작업도 직접 세팅한다. 이 모든 과정을 마치고 차량들이 각지 대리점이나 소비자에게로 찾아가는 데까지는 대략 사흘 정도가 소요된다.


한불 PDI 센터(사진제공=한불)

◆불편함? No…낯선 매력에 빠져들다
센터를 한바퀴 둘러보며 공정을 견학한 뒤에는 DS 라인업을 타고 해안도로를 달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시트로엥은 올 초 플래그십 모델 DS5를 국내시장에 공식 출시하면서 DS3와 DS4로 이어지는 DS 라인업을 완성했다.

센터 앞쪽으로 모여진 DS 라인업 차량들은 모두 시트로엥 로고를 이용한 독특한 그릴을 한껏 뽐내며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고 있었다. 어느 차량을 중점적으로 타볼까 고민하던 중 DS 라인업의 중간급이라 할 수 있는 DS4에 탑승했다. DS 라인업의 특징 및 장·단점을 가장 고르게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다.

DS4는 겉모양새부터 지금껏 만나왔던 여느 차들과는 확실히 구분된 느낌을 준다. 보는 각도에 따라 세단, 쿠페, SUV의 모습들이 제각각 드러난다.

생소한 디자인이 때로는 불편함 혹은 당혹감을 주기도 한다. 뒷문을 열려고 손을 항상 갔다대던 손잡이 자리로 향했으나 마땅히 있어야할 자리에 손잡이가 없었다. 대신 상단부분 창문 뒤쪽으로 사선을 그리며 숨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디자인적 요소 때문인지 뒷좌석 창문은 열리지 않는다.

운전석에 앉아서도 당혹감은 계속된다. 백미러와 햇빛가리개의 차별화된 구조 때문에 시야 확보에서부터 보통 차량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파노라믹 윈드스크린'이라 불리는 이 구조는 수동으로 가리개를 위로 올리면 흡사 루프가 없는 느낌이 들 정도의 시야각을 선사한다.

조작법도 생소한 점이 많다. P가 아닌 N 상태에서 시동을 걸어야 하며, 출발 전 당겨줘야 하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의 생김새나 위치도 낯설다. 후진을 위해 R로 레버를 조종하기 위해선 레버를 살짝 들어 올려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스티어링 휠은 컨트롤 버튼이 잔뜩 들어있어 각 버튼에 대한 공부를 미리 해야 될 정도다.

본격적으로 주행에 나서면서도 '낯선 매력'은 계속된다. 가속 페달을 쭉 밟다보면 기어변속 시마다 약간의 '꿀렁함'이 느껴진다. 이는 수동 기반의 전자제어 트랜스미션시스템으로 인한 차량의 고유 주행감각일 뿐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느낌이 불편하다면 요령은 있다. 변속 시점에 도달했을 때 가속 페달에서 발을 살짝 떼어주면 된다.

'스톱 앤 스타트' 기능도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사항 중 하나다. 이는 주행 중 신호대기를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잠시 꺼졌다가 다시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걸리는 기능이다. 정체가 심한 서울시내 주행에서는 다소 성가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러한 기능 덕분에 리터당 17.6km의 복합연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큰 반전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별함으로 시작해 특별함으로 끝나다
익숙하지 않은 조작법이나 내부 인테리어에 굳이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다. 차를 알아가는 즐거움 혹은 차를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생각한다면 오히려 운전의 재미가 배가될 수 있다.

3시간가량의 도로주행을 마치고 다시 센터로 돌아왔을 때 피곤함은 생각보다 덜했다. 처음 만난 낯선 차량과의 짧지 않은 조우치고는 의외였다. 아마도 그 이유는 운전석의 '와치 스트랩 하바나 가죽시트'가 준 편안함이 아닐까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시트에는 장시간 운전 시 운전자의 피로감을 덜어줄 수 있는 안마 기능까지 탑재돼 있다.

요즘같이 더운 여름철, 운전자의 피로를 풀어주는 또 한가지 요소가 슬라이딩 도어 형식의 센터콘솔에도 숨어있다. 냉장기능이 탑재된 콘솔박스를 통해 시원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점은 다른 차량에서 경험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DS4의 가격은 3730만~4390만원이다. DS3와 DS5는 각각 2890만~3190만원, 4490만~5490만원이다. 각 모델은 시크와 소시크 두가지 트림으로 구분돼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