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각 사업의 빠르고 책임 있는 경영과 이에 따른 사업간 시너지 극대화를 앞세운 구 부회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성과는 지표로도 나타났다. 지난해 무역의 날 행사에서 SK이노베이션의 3개 자회사는 총 270억달러 규모의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석유사업의 SK에너지가 200억불탑, 석유화학사업의 SK종합화학이 60억불탑, 윤활유사업의 SK루브리컨츠가 10억불탑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수출을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
지난 2009년 CEO 취임 당시 구 부회장이 "정유사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글로벌 종합에너지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춰갈 것"이라고 공언한대로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한 속도와 균형의 조화가 빚어낸 결과다.
구 부회장의 혁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7월1일 SK이노베이션의 새로운 성장축인 SK인천석유화학과 SK트레이딩인터내셜을 출범시킨 것.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5개 자회사 체제로 탈바꿈했다. 기존의 3개 엔진에 2개를 더 탑재해 엔진이 5개로 늘어난 셈이다.
◆'탈정유 혁신' 글로벌시장 우위 확보
구 부회장의 올해 글로벌 경영전략은 눈에 띄는 결실로 가득하다. 특히 지난 6개월 동안 탈정유 분야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등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우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자동차부품업체인 독일 콘티넨탈과 합작해 'SK 콘티넨탈 이모션'(E-motion)을 설립했다. 콘티넨탈과 5년간 약 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4월 말에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베이징전공과 손을 잡고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구 부회장은 보고 있다.
서산 배터리공장도 증설한다. 연말까지 100MWh를 증설해 300MWh로 규모를 늘려 대전공장(100MWh)을 포함 연간 2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전자소재 분야에서 리튬이온분리막을 비롯해 편광필름, 연성동박적층판 등도 투자와 생산을 늘리고 있다. 지난 5월 중순에는 충북 증평 산업단지 내에서 연성동박적층판 2호 생산라인 증설 투자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내년까지 약 9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총 900만㎡의 연성동박적층판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글로벌경영을 핵심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구 부회장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정유사업을 중심으로 내수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회사 분할과 독자경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우수한 재무성과를 거둔 것이 올해 초 그가 부회장으로 승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내실 다지기로 '두 토끼' 잡다
구 부회장은 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내실 다지기에도 적극 나서며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취임 이후부터 항상 '즐겁고 신나는 일터 만들기를 통한 행복경영'을 최우선 사명으로 내걸었던 구 부회장의 집념이 맺은 결실이다. 지난해에는 여성가족부 주최 가족친화 우수기업 인증 수여식에서 최고상인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구 부회장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유사 최초로 탄력근무제를 도입했다. 결혼, 출산, 육아 지원제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를 문화로 정착시켜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이러한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스마트워크' 시스템으로 바꿨다. 모바일오피스로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간략한 보고와 효율적인 회의 등을 통해 주어진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가족여가시간을 회사가 보장하고 이있다.
취임 때부터 현장과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을 중시했던 구 부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조직활성화를 CEO의 중요한 미션으로 정했다. 또한 '도전·창의·긍정'의 세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면서 사람과 회사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창의력도 생긴다'라는 지론 아래 지난해부터 '인문학 나들이'라는 강의를 마련했다. 이 강의는 기존 업무의 틀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격식을 걷어냄으로써 즐거운 일터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조직 활성화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구성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구 부회장은 외적으로는 뛰어난 품질 경쟁력과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세계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내적으로는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서 내실을 공고히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도전·창의·긍정의 리딩기업 이끄나
구 부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세계 경기침체 위기 속에서도 석유제품을 대한민국 수출품목 1위에 올려놨다.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공장과 정보전자 소재공장을 완공하고 새로운 반세기를 향한 도약을 다지고 있다.
구 부회장은 기술기반의 종합에너지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올해도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의 기술 산실인 GT(Global Technology, 구 대덕기술원)를 CIC(Company in Company)급으로 승격 운영해 기술개발에서 비즈니스로의 연결까지 유기적인 연계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더불어 구 부회장은 '2020년 매출 29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통한 성장을 꾀하고 있다. 2011년부터 추진해온 도전·창의·긍정 중심의 조직문화 활성화를 지속해 구성원이 즐겁게 일하며 회사의 발전과 함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여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무기로,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음으로 도전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구 부회장. 창의와 긍정의 연료를 채우고 SK이노베이션이 새로운 반세기 '혁신 리딩기업'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 프로필
1948년 12월7일생 / 1972년 서울대 금속공학과 학사 / 1977년 버클리대학대학원 재료공학 박사 / 1980년 엑슨모빌 연구소 책임연구원 / 1988년 포스코 상무이사 / 1993년 엑슨모빌 전략연구소 기술경영위원 / 2009년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 2013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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