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류승희 기자


올 상반기 해외펀드 동향을 살펴보면 선진국펀드는 일반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펀드군은 13.7%, 일본펀드는 23.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는 이들 국가의 경기지표가 양호한 데다 양적완화가 종료되더라도 돈이 '돌아갈' 선진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흥시장은 상황이 달랐다. 실물경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신흥국통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브라질이나 이집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적 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출구전략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상태다.


7월 들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출구전략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파티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펀드 열풍이 식은 지 오래지만 출구전략과 같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고위험 자산군보다 위험이 낮은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즉 하반기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출구전략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는 시기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어느 정도 제한돼 있다는 얘기다.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펀드를 선택한다면 어떤 류의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 주식형은 선진국, 채권은 짧게


애석하게도 현재 국내 펀드시장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다. 펀드 열풍이 지나간 후 투자자들은 펀드가 생각만큼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이는 펀드를 가지고도 '단타'를 치는 현상이 벌어지는 원인이 됐다.

실제 금융시장에서는 주가급락이 펀드시장의 자금유입, 주가급등은 펀드시장에서의 자금유출로 해석할 정도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다보니 아예 레버리지나 인버스, 혹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국내투자에 대한 불안감과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에 따른 불신이 높아지면서 되레 해외쪽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투자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지만, 그래도 해외 쪽에 투자하고 싶다면 펀드를 선택할 때 주식형은 미국 쪽에 투자하고, 채권은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상수지 적자국 및 한계기업, 자원부국 등에서의 유동성 이탈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해외주식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환류되는 미국을, 채권에서는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것은 해외주식펀드라 해도 투자지역이 선진국이 아닌 이상, 특히 브릭스 등 신흥국에 대해서는 자금이 환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 있는 상황이고,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경기부양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신흥국에 있는 자금이 되레 선진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엿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출구전략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자금이 환수되는 곳은 결국 미국이다. 즉 미국에 대한 투자는 한동안 지속적으로 유효성을 띨 것으로 풀이된다.
 
◆ 불안한 국내시장,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은?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해서는 현재 큰 메리트가 없는 상태다. 굳이 호재를 찾게 되더라도 증시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만큼 큰 재료는 아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시장전망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전문가들은 조정시 중기 저가매수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의구심, 다양한 리스크의 소멸을 감안하면 대형주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전망하에 국내주식형 상품의 성과개선이 기대된다"며 "과거 사례를 살펴볼 때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강화될 때는 대형주의 성과가 큰 폭으로 개선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05년과 2007년처럼 코스피의 상승폭이 컸던 해에는 대형주펀드가 벤치마크(코스피200)대비 10%포인트 이상의 초과성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장 애널리스트는 "또한 주식시장의 강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흥국의 자금유출 등 대외 불안요인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주가변동성에 대비한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며 "이에 따라 롱·숏 전략을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채권의 경우 국내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줄 수 있는 해외채권 투자가 유효하다"며 "다만 금리 외에도 국가리스크를 따져보라"고 주문했다.

국가리스크 측면에서 보면 선진국의 신용등급이 높기 때문에 미국 및 유럽의 채권이 적절할 것으로 분석되나, 대신 금리가 낮기 때문에 하이일드채권이 금리와 안정성 측면에서 적합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 애널리스트는 "하이일드채권의 경우 최근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해 스프레드(금리차)가 많이 확대됐지만 이자수익 측면에서 상대적인 고금리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과 단기 하이일드 등으로 인한 변동성을 줄이는 전략을 통해 하이일드채권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여전히 유효한 ETF

환매와 대응에 대한 걱정으로 선택이 어렵다면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ETF시장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환매가 펀드에 비해 자유롭고, 단기투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레버리지·인버스·코스피200지수 ETF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거래가 많아 환매가 잘 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심이 가는 상품군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내증시의 상승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장기적 전망이 어둡지 않은 상황에서 환매 등의 대응을 생각한다면 ETF도 괜찮은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상승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는 것은 결국 시장이 한동안 변동성 장세를 나타낸다는 얘기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상위 3대 ETF 만큼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상품군이 있기 때문에 중국, 일본, 달러선물 등 다양한 국가나 섹터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