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조직에 몸담으며 오랜 시간을 지내다 보면 문득 깨닫는 것이 있다. 어떤 과업이 자신에게 떨어지든 바로 실행에 매진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일의 배경이나 해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해선 아예 생각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실행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갓 조직에 들어온 때에는 이유를 묻는 일이 많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질문은 점점 사라진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왜냐고 물으면 바보 취급을 당할 것 같고, 괜히 딴죽이나 거는 투덜이로 치부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왜’가 사라져가는 현상이 조직에 초래하는 문제점은 과연 무엇인가.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창의력과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성과창출전문가 류랑도는 “남다른 결과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든 일의 시작을 ‘WHY’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작은 일이건 큰일이건 관계없이 늘 가장 먼저 ‘WHY’부터 떠올리는데 그것이 곧 결과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이다. 왜를 묻는 습관이 얼마나 놀라운 결과를 낳는지 이 책 <첫 번째 질문>을 통해 증명해내고 있다.
우선 중요한 것은 도대체 왜를 ‘어떻게 물어봐야 하는가’다. 자칫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처럼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완전한 문장 법칙이 중요하다. “이번 달부터 기획회의를 1주일에 한 번씩 합시다”라고 했을 때 “왜요?”나 “왜 그렇게 하죠?”라는 식의 짧고 불완전한 문장으로 되물으면 곤란하다. 예컨대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기획회의를 1주일에 한 번으로 하신 데는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 건가요?” ‘돌직구’가 좋을 것 같지만 그것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국정감사장에서나 더 효과적이다.
다음으로는 감정소통의 원칙을 주의해야 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고 감정이 소통이 안 되면 합의가 안 될 뿐만 아니라 불신만 쌓인다. ‘왜요’라는 질문을 던질 때도 감정을 상하는 투로 던지면 분위기는 난망해진다. 타이밍도 중요하다. 말허리를 자른다든지 불쑥 질문을 던지는 것은 좋지 않다. 전체적으로 듣고 나서 정리시간을 갖고 질문을 던져야 질문을 받는 이도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다. 진짜 궁금한 것은 무엇이고, 그 질문을 통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야지 ‘왜’를 위한 질문을 던져서는 역효과가 난다. 마지막으로 솔직해야 한다. 정말 궁금한 점이나 속뜻을 지나치게 숨기고 질문하면 원하는 바를 얻기가 어렵기 마련이다.
질문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원칙이 있는데 바로 3Cs다. 의미 있는 단어로 분절하고(Cut), 계속해서 질문한 뒤(Continue), 타인에게 확인하는(Confirm) 과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중 Cut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만약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고 사장님이 기능성 운동화를 만들라고 했다’라는 내용이 있다면, 이 문장의 어절을 나누는 것이 곧 Cut은 아니다. 의미의 최소단위로 나누는 것이 바로 Cut이다. 즉, 왜 이번 회의에 나왔는지, 왜 신상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왜 그 운동화가 기능성 운동화여야 한다고 사장님이 말씀하셨는지, 왜 1주일 안에 기획안을 내야 하는지 등 질문을 쪼개는 것을 말한다.
왜를 묻는 질문을 어떻게 하는지, 이를 확장시켜 원하는 결과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 이 책은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더구나 조직 실무에 종사하는 이들이 참조할 만한 책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에서, 실무의 출발점인 질문의 본질과 스킬, 과정 등을 구체적이고 적절한 예와 함께 기술하고 있어 이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류랑도 지음 | 8.0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