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까지 중국증시와 함께 고공행진을 했던 인도주식시장이 서브프라임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2009년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인도증시는 중국과는 다르게 최근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뉴스에도 언급됐지만 지난 10년간 인도를 이끌었던 정부 수반은 싱 총리다. 1980년 인도중앙은행 총재를 지내고 1991년 재무장관으로 발탁되면서 인도의 경제개혁에 앞장선 그는 2004년부터 약 10년간 총리로 재직했다.
최근 차기 총리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취임하기 전까지 인도의 8.5%에 이르는 고성장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정책으로 인도경제성장에 많은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총선에서 인도국민당이 주도한 야당연합 국민민주연합이 과반수가 넘는 의석을 확보하자 사퇴했다. 그리고 '외국인의 투자를 통한 인프라 확충과 제조업 육성,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주 총리가 새 총리에 당선됐다.
 
모디노믹스에 거는 '고속성장' 기대

과거 싱 총리 시절, 인도경제는 침체기를 겪었다. 2007년 9.8%에 달하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4%로 둔화됐으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39%에서 10.8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자료 출처: IMF, 로이터). 그 결과 실업률도 9.9%에 이른다.


물론 싱 총리의 초반 경제정책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과도한 성장정책보다는 금리정책을 통한 성장의 완급조절을 한 점은 인정된다. 하지만 포퓰리즘 형태의 퍼주기식 선심성 공약 등으로 인한 재정악화와 규제완화의 실패로 인한 대형인프라사업 지연 등의 결과가 경제지표에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결국 소비와 투자 모두 급격히 줄어드는 시점에서 총리가 바뀐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새로운 총리인 나렌드라 모디의 경제정책, 즉 '모디노믹스'다. 한마디로 고속성장을 기대하는 것이다. 과거 중국의 고성장시대처럼 GDP 성장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자국민의 부를 축적하고 소비로 연결시켜 두번째 경제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모디의 경제공약은 8억명의 인도 유권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줬다.
외국인이 인도에 투자할 때 가장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가 사회간접자본(SOC)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도로·항만·철도 등 생산활동에 직접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기반시설이 인도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외국인의 직접투자는 대부분 운송을 하지 않아도 되거나 부가가치가 높아 상대적으로 운송비용이 저렴한 반도체·소프트웨어개발기술·서비스업에 국한됐다.

일단 모디노믹스의 일부를 살펴보면 ▲고속철도 건설 ▲발전시설 확충 ▲전기보급률 개선 ▲IT기반시설을 갖춘 스마트도시 100개 건설 등이 SOC사업의 주된 축이다. 외국인이 직접투자할 경우 소매유통부문이 아닌 인프라 개발에 집중하고 동시에 대규모 SOC사업을 통한 일자리를 창출, 국내 제조업을 육성함으로써 소비증대까지 이루겠다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도 이 같은 인도의 정치적 변화는 과거 2년간 4%대에 머문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할 때 이슈화될 만하다고 판단된다.
 
이머징국가 중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

가장 큰 고비였던 지난해 8월 미국의 테이퍼링 우려로 외환 및 자본유출의 위기설이 대두됐던 인도경제는 총선 이후 경제구조개혁 및 성장정책 추진 기대감으로 올 들어 주가상승률과 통화절상률(루피화)이 이머징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3개월간 아시아주식시장 중 일본·중국·홍콩 등 시장규모가 큰 국가들이 약세를 보였음에도 인도시장은 19.1%의 주가지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물론 아직 한국·중국·일본에 비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규모가 적지만 앞으로 외국인 투자유치와 주가지수상승이 이어지면 시가총액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선행지표와 외국인 직접투자의 증가는 향후 아시아주식시장에서 인도증시의 약진을 기대하게 한다.



일각에서는 인도의 만성적 재정적자로 인해 모디노믹스를 위한 재원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며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통신탑 하나 세우는 데 16개 규제를 통과해야 한다는 인도 특유의 불확실성을 확실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언급한 모디 총리의 강력한 의지처럼 규제완화와 공무원 부패척결을 경제성장의 가장 큰 중점사항으로 추진한다면 외국인투자자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도 희망적인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최근 베어링자산운용과 모건스탠리는 인도의 향후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6.8%로 전망했다. 앞서 언급한 인도의 경제변화의 움직임과 관련해 이미 인도주식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고, 이로 인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인도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도 최근 6개월간 성과가 좋았다.

필자는 지난해부터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국주식시장을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다만 최근 부각된 인도경제상황을 점검하면서 과거 중국의 경제성장시기에 가파르게 상승했던 중국주가지수처럼 90년대 중국경제개혁과 비슷한 방향으로 추진하는 모디노믹스 또한 인도주가지수의 추가적이고 가파른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현상은 단기과열이고 아직 실행되지 않은 경제개혁에 대한 기대감일 뿐이다. 이에 '새로운 인도'를 천명한 빈민출신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재정마련을 통한 신뢰구축과 힌두민족주의자인 그의 종교적 화합, 그리고 철저한 규제완화를 통한 해외투자자들의 투자유치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관심 있게 지켜본다면, 단기과열 우려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