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는 지난 3월 1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인재개발원에서 김정남 사장, 7개 사업부문장 및 차세대 다이나믹리더 등 20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행복약속 365’라는 SI 선포식을 가졌다. /사진제공=동부화재

오너家 금융계열사 지배 수단, 가져와야 압박 가능 판단 


"내놔라" vs "절대 못 내놓는다" 채권단과 동부그룹 간 신경전이 날카롭다. 동부제철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는 과정에서 채권단과 동부그룹 오너가 동부화재 지분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것. 이번 대립구도의 핵심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이다.
채권단은 김 부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내놓으라며 강하게 요구했고, 동부그룹 오너일가는 절대 못 내놓는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동부화재의 최대주주는 김준기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부장이다. 김 부장은 동부화재 주식 995만1520주(14.06%)를 보유 중이다. 김 회장 역시 동부화재 지분 7.87%를 갖고 있으며 장녀 주원씨가 4.07%, 동부문화재단이 5.0%를 보유하고 있다. 동부화재 경영권 및 지배를 위한 우호지분이 총 31.3%인 셈이다.


동부화재는 동부그룹 내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동부화재는 먼저 동부증권의 지분 19.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동부생명의 지분 92.72%도 확보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동부저축은행 지분 49.9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동부증권은 동부자산운용의 지분 55.33%도 갖고 있다.

이 같은 지분구도상 김남호 부장은 동부화재를 통해 동부증권, 동부저축은행, 동부생명, 동부자산운용 등의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동부그룹 내 금융계열사에서 어떤 직함도 갖지 않은 김 부장이지만 영향력만큼은 최고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동부화재만 있으면 나머지 계열사를 전부 지배할 수 있는데 누가 이 지분을 내놓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동부화재는 동부그룹 내 최고 알짜 계열사다. 국내 보험업계의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동부화재의 당기순이익은 497억8000만원이었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대비 18.2% 증가한 것이다. 매출액 역시 8696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9.8% 늘어난 682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손보업계는 동부화재가 매년 10조원 이상의 매출과 수천억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만큼 담보가치가 높아 채권단이 동부화재를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지주회사이자 알짜회사의 주식을 담보로 가져와야 오너 일가가 유동성 위기 돌파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한편 동부CNI가 매각하기로 한 금융IT사업부문이 어디로 갈지에 대해서도 보험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동부CNI는 지난 1일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IT사업부문의 일부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CNI IT사업부문 인수후보로는 CNI에 자사 고객 데이터 관리를 맡기고 있는 동부 금융계열사들이 거론돼 왔다. 최근엔 동부생명이 결국 동부CNI의 금융IT사업부문을 사들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 특성상 고객정보를 다루는 부서를 계열사도 아닌 다른 회사에 팔리도록 동부그룹 차원에서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