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고 1년부터 할인… 두번째 사고부터 보험처리 신중해야
국내 자동차보험제도가 25년 만에 바뀐다. 오는 2018년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자동차보험제도는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할인·할증 부분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는 기존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바뀐다. 건수제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활용하는 제도다. 금감원이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를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바꾼 것은 형평성 때문이다. 점수제는 사고를 많이 내는 운전자의 보험료를 오히려 적게 받는 불합리한 제도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 제도를 건수제로 변경하면 사고건수가 적고 보험금 지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신 사고건수가 많은 소비자에 대해서는 더 많은 보험료를 걷어 전체적으로는 보험료 인하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업계 및 금융당국의 주장이다.
◆점수제→건수제, 어떻게 바뀌나
변경되는 자동차보험제도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행 제도부터 파악해야 한다. 현행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총 26개 등급으로 나뉜다. 이 등급에 따라 할인과 할증률이 적용된다. 등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보험료를 더 내는 구조이며 최초 가입 시에는 11등급이 적용된다.
1등급이 올라가면 보험료 할증이 적용된다. 할증률은 약 6.8%. 만약 전년도에 보험료를 64만원 낸 계약자가 6.8%의 할증률을 적용 받는다면 올해에는 4만3520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1등급은 사고 크기에 따라 0.5~4점이 부과된다. 1점이 1등급으로 적용된다.
이 제도가 건수제로 변경되면 1회 사고 시 2등급의 할증이 적용된다. 다만 50만원 이하 물적단독사고의 경우에는 1등급만 올라간다. 또한 2회 사고부터는 3등급의 할증이 적용된다.
제도가 변경될 경우 소비자가 알아야 할 사항은 또 있다. 바로 할인 부분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3년간 무사고를 유지해야 1등급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하지만 건수제는 1년간 무사고 시 바로 1등급 할인이 적용된다.
예컨대 50만원 이하 물적사고를 일으킨 계약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현행 제도로는 이 가입자의 경우 3년간 할인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개선된 제도는 1년간 사고를 내지 않으면 바로 할인이 적용된다.
복합사고에 대한 할증수준도 축소된다. 지금까지 복합사고의 할증수준은 최대 6등급이었다. 그러나 변경되는 제도는 복합사고를 1건으로 평가해 최대 3등급까지 할증하기로 했다. 복합사고는 보험료 할증이 높은 사고로 대인·대물 등 여러 종목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연간 할증한도도 신설해 연간 최대 9등급까지만 보험료를 할증하기로 했다.
◆사고처리, 어떻게 해야 더 유리한가
건수제로 자동차보험 할인·할증비율이 변경되는 오는 2018년부터는 어떤 사고가 더 유리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큰 틀에서 살펴보면 먼저 중상사고와 복합사고는 건수제가 유리하다. 현행 점수제는 대인 사망사고 1건에 대해 3년간 4등급씩 총 12등급이 올라가 보험료가 비싸진다.
건수제로 바뀌면 첫해 2등급이 올라가고 다음해에는 1등급, 3년째에는 변동이 없어 총 3등급만 올라간다. 건수제가 9등급 더 유리한 것. 이를테면 연간 보험료를 64만원 내고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 200만원에 가입한 계약자를 기준으로 1등급당 할증률 6.8%를 가정하면 3년간 총 39만6000원의 보험료가 절약되는 셈이다.
또한 건수제라는 특성상 계약기간 동안 자동차사고 보험처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보험료가 크게 인상될 수 있어 불리하다. 다만 1년간 무사고 경력을 유지하면 그 다음해부터 바로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물적사고 할증기준, 50만원 설정이 유리
50만원 이하 물적사고가 1건인 가입자는 현행과 동일하다. 그러나 150만원짜리 물적사고가 1건인 가입자는 건수제가 불리하다.
위 예와 동일한 계약자가 보상금 150만원 수준의 물적사고를 일으켰다고 가정하자. 이 계약자는 현행 제도에서는 할증이 적용되지 않는다.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을 200만원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수제로 변경되면 이 경우 2등급의 할증이 적용된다. 그 다음해에는 1등급의 할증이 적용돼 총 3등급이 올라간다. 이를 보험료로 환산하면 13만2000원의 보험료가 더 지출되는 셈이다.
이러한 제도 변화를 감안해 물적사고 할증기준은 200만원이 아닌 50만원으로 설정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은 할증기준을 200만원으로 설정했다면 50만원 이상 200만원 이하 물적사고의 경우 할증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건수제로 변경되면 할증기준에 상관없이 50만원 이상 사고에 대해서는 보험료가 올라간다.
손보사 관계자는 "건수제는 할증기준에 상관없이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물적할증기준을 50만원으로 설정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건수제에서는 50만원 이하의 물적사고에 대해서도 보험처리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50만원 이하의 사고가 발생한 후 두번째 사고가 또 발생하면 사고가 2건으로 책정돼 보험료 할증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손보사 관계자는 "건수제로 바뀌면 사고발생 건수가 중요하다"며 "계약기간 동안 두번째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보험처리 여부를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건수제 전환은 오는 2018년부터 시행되지만 사고처리 여부 등은 2017년부터 주의해야 한다. 2017년 계약건에 대한 통계를 통해 2018년도 보험료를 산출하기 때문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