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말분유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LG생활건강을 향한 업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은 탓에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회의론’과 액상분유 판매 경험과 대형마트 등 유통망을 활용하면 충분히 맞설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는 것.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양분하고 있는 분말분유시장 구도를 LG생건이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LG생건은 최근 프랑스 유아식제조업체인 뉴트리바이오와 공동 개발·생산한 ‘베비언스 프렌치 프리미엄 퍼스트밀’을 내놓으며 분유시장에 뛰어들었다. LG생건은, 프랑스에서 1등급 원유만으로 현지 공장에서 제조한 고급 제품이라 타사 제품보다 우수하다고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는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중이다.


LG생건의 분말분유시장 진입에 대한 유업계의 반응은 어떨까. 현재로선 회의론이 우세하다. 수입 분유가 국내에서 성공한 전례가 없는 데다 분유영업은 영업구조상 음료 등 여타 제품과는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분유 선택 기준이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이 수입 분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게 LG생건에 첫번째 걸림돌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스위스의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가 한국 분유시장에서 철수한 데 이어 미국의 다국적 기업인 미드존스(BMS의 자회사)도 한국시장에서 물러난 바 있다. 쇳가루 파동, 사카자키균 검출 등 잇단 오염물질 파동으로 수입 분유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커진 데 따른 결과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분유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출생아수는 정체되고 모유수유율은 증가하면서 전체 국내 분유 판매 수량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기존 업체들이 내수보다는 해외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분유는 제품 특성상 소비자들이 최초로 선택한 제품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강해 유통구조가 일반 제품과 다르다. 분유업체들은 대형마트 등을 상대로 한 영업 전략보다는 산후조리원, 산부인과 등에 영업망을 갖추고 이에 맞는 영업 전략을 취한다. 이러한 특수영업 환경에서 LG생건의 현재 영업망으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해석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LG생건을 의식하는 이유는 자본력이 풍부한 데다 유통망을 갖춘 분유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LG생건은 그간 인수·합병(M&A)에서 잇단 성공을 거두며 사업확장을 해왔다. 이러한 전력을 바탕으로 유통망이 갖춰진 국내 분유업체를 인수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선 LG생건이 이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분말분유사업에 진출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생건은 과거 2010년 파스퇴르 인수전 참여부터 분유사업 진출을 노려왔다. 대기업인 LG생건이 M&A 등으로 몸집을 키워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기존 업체들이 이를 저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347호·제3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