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촌 /자료사진=머니투데이


국토교통부가 1일 내놓은 부동산대책은 재건축과 재개발 등 주택 재정비사업을 쉽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매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을 꾀했던 정부가 '재건축'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는 상황에서 신규공급으로는 한계에 있다는 판단 아래 재건축을 통한 집값 상승과 이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켜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우선 가장 주목할 점은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현행보다 최대 10년 단축하면서 앞으로 재건축을 희망하는 아파트는 준공일로부터 30년만 지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지어진 아파트는 재건축 연한이 시가 정한 별도의 계산식에 따라 30∼40년이 적용돼 재건축이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형평성 논란도 일었다.

1985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재건축 연한이 도래해 당장에라도 사업 추진이 가능하지만, 1986∼90년 건설된 아파트는 불과 1∼5년 차이로 2016∼28년에나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이들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시기는 종전보다 2∼10년 앞당겨지게 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재건축 연한 단축으로 당장 수혜를 보는 단지는 서울에서 1987∼90년 준공된 18만8000가구에 이른다. 전국 73만5000가구의 4분의 1가량이 서울에 몰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재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우려감이 더 크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서울 지역에 재건축 아파트가 몰려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강남과 목동에 한정돼 있다.

결국 특정지역, 그것도 투기가 가장 잘 일어날 수 있는 지역에 맞춘 정책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재건축 시한이 임박한 1987∼1991년 준공된 서울 내 아파트 중 강남 3구 아파트 비율은 15%에 불과하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것은 강남 아파트라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이날 내놓은 '1987∼1990년 준공된 서울 아파트 단지 중 재건축 연한 완화 주요 수혜단지' 자료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9개 단지는 모두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에 있다.

재건축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뿐 아니라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재건축 시 85㎡ 이하 주택 연면적 기준 폐지도 강남 지역에는 호재다. 연면적 기준이 폐지되면서 대형 평수를 선호하는 강남 아파트들은 10평대 소형으로 가구 수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은 돈이 돼야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결국 정부의 초점이 주택시장 활성화다 보니 돈이 되는 지역 그리고 투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역인 강남에 몰리게 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결국 이번 정책 역시 돈 있는 사람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