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신시가지의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1980년대 중반 목동과 신정동 일대에 계획적으로 개발된 대한민국 최초의 도시계획 신도시 목동신시가지는 목동1단지부터 목동14단지까지 총 2만6000호가 들어서며 매머드급 단지로 조성됐다.
대규모 계획도시인 만큼 교통·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중소형아파트(전용면적 85㎡ 이하)뿐만 아니라 대형아파트(전용면적 100㎡ 이상)도 많아 1990년대 이후 서울 서부권의 대표적인 고급 주거지역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2000년대 사교육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목동은 강남 대치동, 노원 은행사거리 등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교육 중심지역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인기 중·고등학교 주변 아파트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도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목동의 인기는 다소 시들해졌다. 여전히 우수한 교육환경과 생활여건을 자랑하는 목동이지만 대다수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들이 지어진지 25년을 넘어서며 자연스레 매매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부분의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들은 아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재건축사업 조차도 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였다.
김혜현 렌트라이프 대표는 “그나마 전세는 괜찮지만 매매는 한번 더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이 사실”이라며 “이 같은 목동의 우울한 분위기는 최근 정부의 9·1대책 발표 이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9·1대책, 목동 재건축 구원투수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9·1대책이 성장성을 잃고 가라앉은 목동에 강력한 투자 재료를 던졌다고 입을 모은다.
9·1대책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재건축 가능연한을 현행 최대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을 앞당겼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중 1~6단지는 1985~1986년에 입주해 이미 재건축이 가능했지만, 7~14단지는 이번 조치로 재건축 가능연한이 앞당겨지게 됐다.
아울러 재건축의 첫번째 관문인 안전진단 기준도 완화됐다. 그동안 목동은 구조안전성이 40%를 차지하고, 주거환경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했다. 아파트가 낡고 주차공간 부족 등 생활여건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구조상 안전하면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목동아파트들은 구조안전성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서 재건축 가능성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주거환경을 40%로 늘리는 대신, 구조안전성을 20%로 축소할 예정이다. 목동 재건축사업 추진의 커다란 걸림돌이 제거된 셈이다.
◆사업추진 빠르고 용적률 낮은 '3·5단지' 주목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는 목동신시가지. 그렇다면 목동의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는 아파트 주변의 생활환경 위주로 투자여부를 판단했다면 앞으로는 해당 아파트단지의 재건축사업 여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 대지지분 및 용적률 ▲원활한 사업추진 가능성 및 속도 ▲재건축 후 단지규모와 입지환경 등이 체크포인트다.
특히 대지지분과 용적률은 재건축사업의 성패를 갈음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지지분이 크고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이 낮은 단지는 향후 권리가액이 높아 가격 상승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목동신시가지 중 용적률이 낮고 대지지분이 큰 단지로는 목동3·5·11·12단지 등이 있다.
아울러 재건축사업의 추진속도 면에서는 이미 재건축연한을 충족한 1~6단지가 좀 더 빨리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7·11·12·13단지 등은 2017년이 돼야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업추진 속도가 빠르고 대지지분이 큰 3단지와 5단지가 가장 주목할 만한 단지로 꼽힌다.
한편 3단지와 5단지에는 대형평형이 많아 재건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사업추진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황금알 낳는 거위'란 생각 버려야
자타공인 9·1대책의 최대 수혜단지로 꼽히는 목동 재건축단지지만 '황금알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명심해야 한다.
과거 2000년대 초·중반 강남 저층아파트를 재건축할 때에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신규 고급 아파트에는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수요까지 합세해 가격이 폭등했다. 때문에 추가부담금 포함 5억원짜리 아파트가 재건축 후에는 12억~15억원짜리 아파트로 바뀌는 일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목동의 아파트가격은 이미 85㎡ 기준 7억원 전후다. 2000년대 입주한 강남 신축 아파트 85㎡가 12억~13억원, 잠실이 9억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목동 신축아파트도 10억원 정도가 예상된다. 추가부담금이 없다면 투자이익은 2억원 정도지만, 강남 고층재건축 아파트의 추가부담금이 2억원 정도 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더욱 떨어진다.
따라서 과거 재건축 투자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생각하기보다는 실거주와 투자를 겸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지를 선택할 때도 현재의 거주환경과 미래의 재건축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부분은 투자 시점이다. 재건축사업이 지금부터 본격화되더라도 입주까지는 10년 이상 걸린다. 거주 겸 투자를 고려한다면 구입해도 무방하지만, 투자목적으로만 접근한다면 지금 당장 투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전세를 끼고 투자하더라도 약 2억~3억원의 금이 소요되는데 지금부터 10년을 묻어두기보다는 사업추진 속도와 단지별 추진현황을 보고 투자시점을 판단하는 게 현명하다.
김 대표는 “2010년 이후 약세를 보인 목동신시가지의 아파트 가격은 9·1대책 등으로 반짝 상승하겠지만 재건축 아파트의 투자 수익성이 크게 높지는 않아 가격 폭등 가능성도 낮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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