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합쳐진 '하나카드'가 지난 1일 공식적으로 닻을 올림에 따라 카드업계의 중하위권 '삼국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하나카드와 롯데·우리카드 등의 중하위권 카드사들은 시장점유율 두자릿수 진입을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 스코어만 놓고 본다면 두자릿수 점유율을 선점할 확률이 가장 큰 곳은 롯데카드다. 롯데카드의 점유율은 9.7%로 두자릿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밖에 우리카드 역시 전략상품인 '가나다카드'를 앞세워 점유율을 8%대까지 끌어올리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카드는 통합 출범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점유율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다만 세 카드사 모두 선두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곳곳에 산적해있다. 따라서 선결과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선두권으로 도약할지, 하위권으로 뒤처질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 시장점유율 '껑충'… 신뢰회복 관건

하나카드는 이번 통합을 통해 시장점유율이 업계 6위권 수준인 8.1%까지 뛰어오르게 됐다. 하나카드 측은 통합과정을 거쳐 경제기반 비용 효율화 시너지 750억원, 양사 역량 결집 기반 수익창출 시너지 870억원 등 약 1600억원 규모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앞으로 하나카드는 체크카드와 모바일카드를 승부수로 내세워 선두권 카드사 반열에 안착한다는 계획이다. 체크카드의 결제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 하나·외환은행을 기반으로 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해 체크카드시장의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것. 또한 모바일시장을 새로운 사업모델로 제시해 최근 포화상태에 이른 카드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방침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두 조직이 결합된 만큼 내부조직의 안정화는 하나카드가 당장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어제까지 서로 다른 회사에 다니던 이들이 한 공간에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내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시너지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회사 밖으로는 무너진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로 남았다. 하나카드의 전신인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는 각사의 대표상품이었던 '클럽SK카드'와 '외환2X카드'의 흥행에 성공한 뒤 각각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해 고객의 원성을 산 바 있다.


클럽SK카드는 통신비와 주유비의 파격적인 혜택을 앞세워 첫해에만 75만장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불과 1년반 만에 혜택을 대대적으로 축소했다. 2X카드 역시 출시할 때는 통신비, 극장,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다양한 사용처에서 폭넓은 혜택을 보장했던 것과는 달리 100만명이 넘어선 후 슬그머니 혜택을 줄여 비난을 샀다.

이로 인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떨어진 시점에서 양사가 통합한 만큼 반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모두 파격적인 혜택을 앞세워 고객을 유치한 뒤 혜택을 줄였던 이력이 있기 때문에 대중들 사이에 반감이 쌓인 상태"라며 "고객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카드, 성장세 속 CEO 리스크 제동 걸리나

우리카드는 지난해 4월 독립 출범한 이후 1년반 만에 시장점유율을 7.6%에서 8.6%까지 끌어올리는 등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법인카드시장에서 올 3분기 기준 22%의 시장점유율로 1위에 올라서며 두드러지는 성과를 보였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내년에도 법인카드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다질 계획이다.
또한 올 3분기 기준 체크카드 시장점유율(14.7%)을 전업계 카드사 중 3위 수준까지 끌어올린 만큼 앞으로도 체크카드에 역량을 집중해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사용액에 비례해 추가혜택을 부여하는 '로얄블루시리즈'를 통해 VIP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카드의 경우 최근 신임 우리은행장에 이광구 부행장이 내정됨에 따라 CEO 리스크에 직면한 상태다. 오는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강원 사장은 당초 연임으로 굳어지는 듯 했으나 우리은행장이 바뀌면서 교체위기에 직면한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은행 계열사 사장만 총 7명"이라며 "강원 사장은 평소 이순우 행장 라인으로 알려진 만큼 교체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 역시 "강원 사장의 경우 1956년생으로 1957년생인 이광구 내정자보다 나이가 많다"며 "둘 사이에 별다른 접점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장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강원 사장이 수장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우리카드 직원 입장에서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현진 전 우리카드 사장은 지난해 4월 출범한 우리카드의 첫번째 수장을 맡았지만 이순우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재신임을 받지 못한 채 취임 두달여 만에 사퇴한 바 있다. 만일 이번에 강원 사장이 물러날 경우 불과 2년 새 같은 그림으로 두명의 CEO와 결별하는 셈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현재 중하위권 카드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강원 사장 부임 후 실적이 개선된 만큼 이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롯데카드, 키워드는 '개인정보 보안강화'

롯데카드는 내년에 효율 위주의 안정적 성장을 통해 선두권 진입의 토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정보보호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인정보 보안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안전문기업에 전문컨설팅을 받아 금융보안통합 솔루션을 도입, 금융보안업무 프로세스를 개선 중이다.
또한 중국 은련카드·일본 마루이그룹 EPOS카드 등 해외제휴사 연계 카드상품과 외국인관광객용 코리아패스카드 등 내외국인용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VIP마케팅 체계를 정립하고 차별화된 VVIP 프리미엄 상품을 개발하는 등 우수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계획도 실행하고 있다.

다만 롯데카드 입장에서는 올 초 발생한 카드 3사의 개인정보유출사건이 여전히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보통 신용카드는 발급 후 몇달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매출로 이어지는데 이 경우 내년에도 기업 실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최근 신용카드 모집인에게 회원의 카드이용실적 등을 조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사실이 적발된 만큼 기업이미지 제고에도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