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로도 키움증권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29.72% 상승했다. 올해 코스피 증권업종지수가 2.04% 오른 점을 감안할 때 시장대비 27%포인트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증권업계에 인터넷전문은행이 한줄기 희망이 될 수 있을까.
◆ 해외에선 이미 보편화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름 그대로 ‘점포 없이 인터넷으로만 운영하는’ 은행이다. 기존 거대은행과는 달리 소규모 조직으로 지점망 없이 운영되기 때문에 비용이 낮다. 따라서 고객이 내는 수수료를 낮출 수 있으며 예금금리는 높게, 대출금리는 낮게 책정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증권사, 제조업회사, 은행, 보험사 등 다양한 업종의 회사가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미국과 영국, 스페인,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각국에서는 지난 1990년대부터 인터넷은행이 다수 등장했다. 일본도 2000년대 들어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10대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자산규모 1위는 증권사가 만든 찰스스왑은행(Charles Schwab Bank)으로 총자산이 1033억달러(지난해 3월말 기준)다. 이외에 4위를 기록한 이트레이드(E*Trade, 총자산 543억달러)도 설립주체가 온라인증권사다.
일본 6대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총예금 기준 2위(2조3992억엔)를 기록한 다이와넥스트 역시 일본의 다이와증권그룹이 만들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이미 증권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어 ‘안착’한 상태다.
◆ 국내 증권사, “계획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 급물살을 탔다. 지난 15일 금융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에 따르면 핀테크 산업 육성차원에서 전자금융서비스에 대한 보안성 심의와 인증방법평가위원회 등 사전규제를 폐지하고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하는 방안을 늦어도 6월 말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금융지주 계열의 증권사가 온라인전문은행 설립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는 아직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이다.
현재 키움증권을 제외한 여타 증권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해 “검토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해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는 검토 자체를 한 적이 없다”며 “정부에서 제대로 된 설립 관련 가이드라인이 나온다면 내부적으로 살펴보기는 하겠지만 현재까지는 아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과거 국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시도가 두차례나 무산된 역사가 있어서다. 지난 2002년 SK텔레콤, 롯데 등 대기업과 안철수연구소, 이네트퓨처 등 벤처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브이뱅크’(V-Bank)라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정부의 미온적 태도와 금융실명제 등 제도적 장벽, 자금 및 현금 입출금망 확보 등의 난제가 겹쳐 실패했다. 이후 지난 2008년에는 금융위원회가 은행산업의 경쟁을 촉진하겠다며 은행법을 개정하려 했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증권사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미온적인 또 다른 이유는 실패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미국 각지에서는 지난 1995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30개 내외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됐다. 당시 IT붐에 힘입어 새로운 금융거래의 주류를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후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 등으로 인해 고객 확보에 실패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영업을 중단하거나 타기관에 인수돼 2000년대 중반에는 12개로 급감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이미 발달한 IT기술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기존 은행과 거래가 가능하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점유율을 얼마나 차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은행들은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해 이미 인터넷은행이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대부분 제공하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다만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이 회사가 기존 오프라인 증권사를 물리치고 인터넷만으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주식약정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키움증권에 대해 “핀테크(인터넷전문은행)와 관련해 금융시장 내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되더라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와 무관하게 핀테크 활성화의 수혜주로서 키움증권과 같은 회사가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키움증권은 여타 증권사와는 달리 고정비 부담이 낮기 때문에 적절한 경영전략을 편다면 성공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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