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한별기자

서울시가 노후화로 수명을 다한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로로 변경해 서울역광장·북부역세권 등으로 통하는 17개의 보행로를 신설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29일 발표했다.
시는 총 938m에 이르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인도로 조성해 서울역을 중심으로한 동서 지역의 통합 재생을 도모하는 등 지역활성화와 연계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17개의 보행로를 신설해 서울역 일대의 역사·문화·쇼핑 구역을 연결하는 '도보관광 공간'을 조성한다.

서울역 광장은 에스컬레이터 등으로 고가와 연결되며 4호선 서울역 출구 일대 및 오피스빌딩 밀집지역 등도 다리를 통해 연결된다. 퇴계로 접속 부분은 Δ남대문시장 Δ남산공원과 가까운 한양도성 일대까지 200~300m 연장해 관광·소비인구를 유입을 유도한다. 중림동 고가 하부에 위치한 청소차고지는 이전을 통해 녹지화하고 건설 예정인 국립극단과도 연결시켜 문화·창작거리를 조성한다.


새로 신설되는 17개의 보행길은 ▲서울역고가 ▲퇴계로 ▲한강대로 ▲서울역광장 ▲북부역세권 ▲만리동 ▲청파동 등을 연결된다. 고가도로를 통한 보행시간이 현재보다 최대 14분 단축돼 도심에 집중된 서울의 핵심 문화관광명소를 걸으며 즐길 수 있게 된다.

시는 보행길이 신설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 남산 등과 서울역 일대 관광지가 연결돼 남대문시장 등 일대 상권이 활성화되고 일대 도시재생의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 예상했다.

시는 이를 위해 국제현상설계공모를 29일부터 4월24일까지 실시하고 ▲지역별 현장시장실 ▲청책토론회 ▲시민대토론회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근 주민을 위한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과 일대 상인들을 위한 '남대문시장 활성화계획' 등 용역을 실시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서울 중구와 용산구, 마포구 주민들로 구성된 ‘서울역 고가 공원화 반대 3개구 주민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성명서를 통해 “대체도로 건설없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주민대책위는 “많은 차량이 통행하는 고가도로를 대체도로 없이 공원화한다면 교통이 단절돼 남대문시장과 인근 점포의 상권이 침체되고 가내수공업 등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 뿐 아니라 남대문 시장 상인들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고가도로가 보행로로 변경되면 남대문시장을 비롯한 주변상권이 죽을 것이며 기존 고가도로를 이용해 제조업체로부터 물품을 들여오고 소매점으로 보내던 상인들은 너무 먼거리를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영업과 매출에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남대문시장 상인회 측은 “서울역고가도로는 만리동과 남대문시장을 바로 잇는 유일한 통로인데 멀쩡히 다니던 길이 폐쇄되면 분초를 다투는 배달은 어떻게 하냐”며 교통대책을 마련하는 등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1970년 개통이후 철도로 단절된 교통 흐름을 이어주며 도심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으나 2006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이후 철거 및 활용 방안이 모색돼 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역고가는 도시의 역사, 시민 삶과 함께해 온 중요한 기반시설물로 건설을 통해 파괴하는 과거 방식보다는 도시재생 방식을 통해 시민 삶에 보탬이 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자 한다"며 "서울역고가 재생 프로젝트가 서울의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한 상징적 사례가 되도록 시민과 함께 선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