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은 분양훈풍을 맞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착한 분양가'를 앞세운 단지를 쏟아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과연 이를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되는지에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에 부동산114는 4일 적정 분양가를 판단할 때 유의점을 소개했다.
◇분양가속 숨은 비용 '발코니 확장 공사비'
지난해 10월 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한 A아파트의 전용 101㎡A 기준층 공급금액은 6억8330만원으로 3.3㎡당 분양가가 1780만원에 책정됐다고 소개됐다. 이는 발코니 확장비용 등 유상 옵션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입주자 모집공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급금액과 별도로 '추가 선택품목 계약'이라는 항목이 있다. 일반적으로 발코니 확장 공사비를 일컫는다.
주변 아파트의 분양가와 비교할 때도 단순히 공급금액으로만 비교하는 것보다 숨은 비용들을 같이 살펴봐야 더욱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 대부분 발코니 확장비용이 별도로 책정됐다. 추가 선택 항목이긴 하지만 발코니 확장은 사실상 필수로 여겨지는 추세다.
건설사가 발코니 확장을 전제로 평면을 설계해 확장형을 선택하지 않으면 공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이나 빌트인 냉장고 등의 유상옵션 품목까지 더해지면 기본 분양가 외에 추가로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예산 계획을 세울 때 유상 옵션 금액을 고려하지 않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청약 결정을 내릴 때는 유상 옵션을 포함한 총투자금을 토대로 적정 분양가를 판단하고 본인의 자금 동원 능력을 계산해야 한다.
◇전셋값으로 내 집 마련?…주변 시세 비교 시 함정
분양가의 적정성 유무를 따질 때 주변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합리적인 분양가'는 아파트 분양광고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 중 하나다.
그러나 분양 사업자가 내세우는 가격 경쟁력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곤란하다. 최저가 세대를 평균 가격인 것처럼 광고하거나 주변 시세와 비교할 때 가장 비싼 곳과 비교해 격차를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초구의 한 재건축 단지는 2013년 분양 당시 인근 전셋값으로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홍보했다. 전용 84㎡의 분양가가 8억8000만원으로 9억원 안팎인 인근의 같은 면적대 아파트 전셋값 수준이라는 것이다.
전세 실거래가는 8억7000만원에서 높게는 9억5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하지만 입주자 모집공고를 보면 8억8000만원은 최저층 분양가로 중간층 이상은 이보다 비싼 10억3000만~10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최저 분양가를 평균 분양가로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동이나 층에 따른 분양가가 갈수록 세분화되는 추세다. 과거 저층, 중층, 고층 정도에 그쳤던 것에 비해 가격구간이 많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문제는 저층 일부 단지만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해놓고 가격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에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분양가 막차 타야 하나?
4월부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분양업체들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마지막 아파트'라고 광고하거나 '분양가상한제 막차 물량은 투자가치가 높다'는 식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너무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분양가 상승은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인기지역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입지적 선호도가 높고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를 갖춘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분양가가 상승할 여지가 많다.
그러나 동탄2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등 공공택지와 경쟁해야 하는 경기권이나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진 지방의 경우 공공택지와 민간택지 물량 경쟁에 따른 견제 기능이 있어 분양가가 단기에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공급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분양가 인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자칫 대량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권은 올해 신규 분양물량이 많이 늘어나는 데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물량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이라는 광고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지역 공급동향과 분양가를 잘 살펴서 청약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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