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힐스테이트 조감도. /사진제공=현대건설

#1. 지난해 6월부터 '강서 힐스테이트'에 입주해 살고 있는 50대 A씨. 그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은퇴 후 사업 때문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고 했으나 은행으로부터 거절을 당한 것. 1년이 지나도록 본인 소유 아파트의 등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2. 지난 3월 전셋집을 알아보기 위해 이곳저곳을 살피던 B씨는 '강서 힐스테이트'를 둘러보고 계약하려고 했다. 인근 지역보다 전셋값이 비싸기는 했으나 신규단지인 게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계약을 하지 않았다. 이 역시 등기가 없었기 때문. 전세권설정등기를 받을 수 없어 잘못 입주했다가 전셋값을 날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현대건설이 시공·분양한 사업장 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강서힐스테이트가 시끄럽다. 지난해 국내 주택사업 불황에도 2600가구가 넘는 매머드급 대단지를 분양하면서 주목을 끌었던 이곳이 이제는 등기부등본 한 장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등기 상태인 단지 내 상가 역시 분양대금으로 공사비를 지급하려고 했던 조합 측의 계획이 틀어져 공사비 미지급, 저가분양, 대출 애로 등 각종 문제가 파생됐다.

◆초등교 사용승인 안나 담보대출 막힌 매머드급 단지

당초 화곡3지구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으로 진행된 이 단지는 우장초등학교 증측과 리모델링을 조합이 부담해 시행한 뒤 교육청에 기부 채납하는 조건으로 착공승인이 났다.


이후 조합은 지난 2010년 9월 관리처분총회를 통해 우장초 공사비 120억원을 확정했고 2012년 4월 중소 시공업체와 계약을 마친 뒤 착공에 들어갔다. 문제는 설계와 도면 확정 과정에서 친환경건축물 등의 조건이 붙어 공사비가 28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불거졌다.

이로 인해 공사대금 지급이 지연되자 지난 2013년 9월 공사는 결국 중단됐다. 지난해 조합에서 추가금액을 부담키로 하면서 극적으로 다시 공사가 재개돼 완공됐으나 아직 교육부에서 교육시설 사용승인이 나지 않아 이 아파트는 집주인이 없는 무등기 상태다.

그나마 A씨처럼 집을 소유한 이들의 상황은 나은 편이다. 세입자들의 경우에는 1금융권에서 전세담보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전세권설정등기를 신청할 수도 없다.

한 세입자는 “최근 깡통주택 문제를 우려해 전세권 설정을 하려 했으나 등기가 나오지 않아 불가능했다”면서 “자칫하면 전셋값을 날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상가 공사비 미납… 입주 막다 물리적 충돌

이렇다 보니 아파트를 시공한 현대건설과 상가 소유주 사이에도 갈등이 빚어졌다. 조합은 지난해 6월 상가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분양에 나섰지만 강서 힐스테이트 상가 역시 미등기 상태여서 대출에 제한이 걸리는 등 분양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조합은 분양 희망자들에게 일부 금액만 미리 받고 분양을 진행했다. 하지만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 측이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용역을 동원하면서 입주자들과의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현대건설이 고용한 용역들은 조합과 분양 계약을 체결한 상가 소유주의 실내장식 공사를 방해하고 상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은 수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그해 하반기 조합 측이 한 시중은행과 대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으면서 물리적 충돌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등기가 없는 이곳 상가는 담보 대출이 아닌 신용대출만 받을 수 있어 상가 소유주들의 금리 부담이 만만치 않다.

조합 역시 아직 상가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한 탓에 350억원 이르는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해 지난 1월부터 현대건설에 연체비용을 내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