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의 아파트 단지. 사진제공=뉴스1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으로 향후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파급효과가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화색이 도는 부동산 시장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가계부채로 떠받쳐진 형국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금융 관계 기관은 22일 합동브리핑을 열고 주택담보대출 중 분할상환대출 비중을 현재 40%에서 2017년 45%로 높이고 대출 기간과 대출 규모에 따라 분할상환 대출을 적용하고 거치식 대출의 거치기간도 대폭 단축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이번 대책의 후폭풍이 당장 불지는 않겠으나 결과적으로 분할상환 비중이 늘어나면 고가 아파트,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이어 "내년 1월 대책이 도입되면 자영업자와 은퇴계층 등에 직접영향을 받을 수 있어 올해 하반기 중소형 아파트 청약에 수요가 몰릴 수 있다"면서 "다만 이는 미래 수요를 미리 당겨서 소진하는 셈으로 내년 상반기에 거래절벽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대책 시행 전 거래가 급증한다고 해도 냉정하게 자신에게 맞는 청약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내년부터 대출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에 일단 청약을 넣고 보자는 분위기에 휩쓸려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지방은 대출을 받을 때 DTI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이번 정책이 지방에도 적용된다면 수도권보다는 부산이나 대구 등의 지방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대책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이 기존 주택시장에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구매 심리 위축시킬 것은 분명하다"며 "예단할 수 없으나 집값이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연구위원은 "심각한 전세난에 어쩔 수 없이 집을 사야 하는 젊은층과 소득 증빙이 어려운 자영업자와 노년층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내년 1월 대책을 시행하기 전 정부는 대안이 될 수 있는 후속대책도 내놔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줄여나가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한계점이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대책이 금융 쪽에만 치우쳐 있다 보니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 감시팀 부장은 "정부는 가계부채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 부동산 규제 완화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고 금융 분야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이런 정부의 행태는 이율배반적일 뿐만 아니라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최 부장은 "정부의 '빚내서 집 사라'는 정부의 정책에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여기에 실질적으로 가계소득을 높이는 방안과 양질의 일자리, 고용 안정성 담보, 사회 안전망을 갖춰 대책 시행 이후 서민이 받을 충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