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중국증시가 고꾸라졌다. 중국증시의 폭락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고 국내증시도 휘청거렸다. 중국펀드가 위험해 보여 국내펀드로 갈아탄 투자자들은 이마저도 내리막길을 걸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게다가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순환매 속도가 빨라져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난감하다. 이에 따라 불안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제 갈 길을 가는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 중국펀드 이어 국내펀드도 ‘미끌’
홍콩과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의 시행으로 중국증시는 지난해 말부터 급등세를 이어왔다. 중국증시 수직상승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미래에셋타이거(TIGER)차이나A레버리지상장지수(주혼-파생재간접)(합성)’의 경우 상장 후 불과 7개월 만에 50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5100을 육박하던 지수가 지난달 3500선으로 급락하자 중국과 관련된 펀드들도 지금까지 올렸던 수익 대부분을 반납했다.
지난달 코스피지수도 정부의 추경편성 기대감에 2100선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중국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여기에 대형주의 실적 부진과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업계의 4조원대 손실이 부각되며 코스피지수는 전월대비 2.12% 하락했다.
이 같은 침체 속에 올 초부터 상승가도를 달려왔던 국내주식형펀드는 지난달에만 3.47%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탁월한 운용능력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메리츠코리아 1[주식]종류A’펀드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주에만 4.19% 하락했다.
대형주의 부진은 이미 몇개월 전부터 진행됐던 바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중소형주 역시 흔들리자 투자자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실적시즌을 맞아 바이오주의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코스닥시장도 지난달 중순 연고점을 경신한 이후 변곡점을 맞은 것. 국내중소형주식펀드는 지난달 올 들어 첫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지난주에만 4.62%의 낙폭을 보였다.
다만 국내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조정에 들어간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심리가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간 국내주식형펀드에는 757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6월에 1조470억원이 유입된 것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1~5월 사이에 계속 자금이 빠져나가던 것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해외펀드, 특히 중국펀드에 실망한 투자자의 자금이 국내주식형펀드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중국주식형펀드에서는 3617억원이 빠져나갔다.
한 증권사 PB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방향성을 상실해 목돈을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다만 지수가 추가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지금부터 분할매수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주가 하락해도 안 무서운 펀드
하락장에서도 위험을 사전에 대비하는 대표적인 펀드로는 롱숏펀드가 있다. 롱숏전략이란 주식을 매수(Long)하고 주식이나 지수선물을 매도(Short)해 주가의 방향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어느 시점에 1000원짜리 주식 5주를 사고 또 그 주식 10주를 공매도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포지션에서 주가가 하락해 900원이 됐다면 투자자는 500원의 손실과 1000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이처럼 매수와 매도를 동시에 가져가 주가의 상승 및 하락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을 노리면 펀드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롱숏펀드는 지난 2013년 이후 투자트렌드를 형성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로 투자자의 관심이 멀어지는가 싶더니 최근 들어 다시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다. 지난달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롱숏펀드에 280억원이 순유입됐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운용성과를 살펴보면 당초 기대했던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서의 절대수익이 롱숏펀드에서 나타났다”며 “롱숏펀드는 연초 이후 3.27%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이와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간다면 1년에 6~7%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롱숏펀드 중에서도 유리트리플알파, KB한일롱숏, KB코리아 등은 전체 운용일 중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날의 비율이 60% 이상”이라며 “안정성 측면에서도 절반가량의 펀드가 3% 이내의 연 변동성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실적배당형 상품은 투자 타이밍이 중요하다. 실제 투자기간 중 높은 성과를 보이더라도 수익을 직접 손에 쥐기 전에는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민을 덜기 위해서는 시점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배당주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정남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주펀드는 다른 펀드보다 높은 배당수익률과 배당주 자체가 가지는 가치주의 성격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주가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기업소득환류세제에 따라 기업이 불확실한 투자나 인건비 상승보다는 배당금 확대를 선호할 것으로 보여 개인투자자 관점에서도 배당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이 하락할 때는 인버스펀드로 수익을 노릴 수도 있다. 인버스펀드는 투자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 오히려 수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국내에 설정된 인버스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은 10%에 달한다. 최근 증시가 하락폭을 키워가자 펀드에서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순자산액 2678억원으로 초대형급 펀드인 ‘삼성KODEX인버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지난달 4.5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3개월 수익률은 10.52%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하락할 때 위험 헤지수단으로 인버스펀드에 단기투자할 것을 권했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증시에서 장기적으로 인버스펀드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할 때 위험관리 차원에서 인버스펀드를 이용하는 것은 역발상적인 투자차원에서 긍정적인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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