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보아뱀은 중남미에 서식하는 대형 뱀으로 자기보다 큰 먹이를 삼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 왕자>에도 등장해 자신보다 훨씬 큰 코끼리를 집어삼킨 채 중절모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어찌 보면 분수에 맞지 않아 보이지만 자본시장에서 ‘보아뱀 M&A’가 성공할 경우 기업을 단숨에 성장시킬 수 있는 매력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인도의 타타그룹이다. 영국의 코러스스틸을 비롯해 재규어, 랜드로버 등 자사보다 규모가 큰 기업을 인수해 매출기준 세계 100위 기업으로 단기간에 성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아뱀 M&A는 무리한 인수가 탈이 나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못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금호그룹. 금호는 자회사인 금호건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2006년 시공순위 4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6조4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무리한 입찰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후유증만 겪다가 결국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을 넘겨주고 말았다.
◆ '보아뱀'이 장악한 건설사 M&A
이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굴지의 그룹사조차 자칫 잘못하면 실패하는 것이 M&A시장이다. 통상적 수치로 봐도 정상적 M&A(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인수)의 성공확률은 30%에 불과하다. 따라서 보아뱀 M&A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 산업군 중 보아뱀 M&A가 성행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건설업종이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성사된 건설업계 M&A 총 3건 중 2건이 보아뱀 M&A였다. 그 주인공은 동양건설산업과 건영(구 LIG건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 4월 아파트 시행 전문회사 EG건설(이지건설)을 모회사로 맞이하면서 4년여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동양건설산업을 인수한 EG건설의 경우 'EG the 1'(이지더원)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판교·동탄·김포신도시 등 수도권에 진출해 분양사업을 진행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한때 시공능력평가순위 19위에 빛나던 동양건설산업과 견주기에는 규모가 작은 회사다.
건영의 경우 부동산 개발·시행업체인 건영이엔씨(구 현승디앤씨)에 인수됐다. 건영이엔씨는 지난해 말 법정 관리 중이던 건영을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파크와 손 잡고 총 606억원에 움켜쥐었다. 당시에는 건영이엔씨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HS홀딩스가 406억원, 이랜드파크가 200억원을 각각 투자했으나 지난 5월 이랜드파크의 지분을 건영이엔씨가 모두 사들였다.
◆ 소화 잘 시키는 보아뱀 EG건설
우선 EG건설의 경우 보아뱀 M&A를 했음에도 업계에서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수 시점과 국내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는 시기가 잘 맞아 떨어지면서 동양건설산업과의 시너지가 빛을 보고 있다는 것.
EG건설은 올해에만 시흥 배곧신도시, 경남 양산, 아산 등지에서 1만300여가구를 분양했거나 분양할 계획이다. 특히 EG건설은 고급 주택의 대명사로 알려진 ‘파라곤’ 브랜드를 적극 내세우며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외에도 EG건설은 동양건설산업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동양건설의 강점인 항만·도로·철도분야의 기술력과 영업능력, SOC 개발능력 등을 바탕으로 토목사업에도 뛰어든 것이다.
성과도 바로 나타났다. 지난 5월 1946억원 규모의 '포항 두호 마리나항만 조성사업'을 수주했다. 동양건설이 지난 4월 EG건설에 인수되고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나온 첫수주다. 이처럼 동양건설산업을 인수한 EG건설은 조금씩 사업성과를 올리며 종합건설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 불안한 ‘건영이엔씨’ 극복할 수 있을까
반면 지난해 말 4년 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재기를 노리고 있는 건영은 약간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2025년까지 시공능력순위 20위 안에 진입하겠다는 비전 선포식을 열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나 싶었지만 부실시공 적발로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1개월 제재 처분을 받아 당분간 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건영은 지난달 8일 서울시로부터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에 따른 1개월(8월 11일~9월 11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건영측은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M&A가 되기전의 일이다"며 "때문에 현재 영업정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다려 봐야하며, 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는 기존대로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건영은 신용등급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주요 회사채 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한 건영의 신용등급은 C등급(부실 징후 기업). 통상적으로 C등급은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이러한 건영의 신용등급은 앞으로의 사업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옛 건영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건영으로써는 수주와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욱이 이제 막 일부 사업에 대해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중이고, 사업 수주를 위해 진행중인 사업장 역시 10여 곳에 달하는 상황에서 건영의 신용등급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건영이 보아뱀 M&A로 인한 후유증을 겪지 않을까 우려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영이엔씨가 건영을 처음 인수할 당시엔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랜드파크가 떠나면서 생긴 공백이 크다"며 "하루빨리 사업을 재개해 건영의 옛 명성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반면 지난해 말 4년 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재기를 노리고 있는 건영은 약간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2025년까지 시공능력순위 20위 안에 진입하겠다는 비전 선포식을 열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나 싶었지만 부실시공 적발로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1개월 제재 처분을 받아 당분간 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건영은 지난달 8일 서울시로부터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에 따른 1개월(8월 11일~9월 11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건영측은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M&A가 되기전의 일이다"며 "때문에 현재 영업정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다려 봐야하며, 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는 기존대로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건영은 신용등급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주요 회사채 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한 건영의 신용등급은 C등급(부실 징후 기업). 통상적으로 C등급은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이러한 건영의 신용등급은 앞으로의 사업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옛 건영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건영으로써는 수주와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욱이 이제 막 일부 사업에 대해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중이고, 사업 수주를 위해 진행중인 사업장 역시 10여 곳에 달하는 상황에서 건영의 신용등급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건영이 보아뱀 M&A로 인한 후유증을 겪지 않을까 우려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영이엔씨가 건영을 처음 인수할 당시엔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랜드파크가 떠나면서 생긴 공백이 크다"며 "하루빨리 사업을 재개해 건영의 옛 명성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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