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미국의 물가수준과 고용지표 등이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에 금리인상을 예견하고 선제적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금리인상을 할 경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대표적 상품으로는 뱅크론(Bank Loan)펀드가 있다. 지난 6월부터 운용사들은 뱅크론펀드 알리기에 적극 나섰고 설정액 규모도 몇개월 사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되지 않자 수익률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며 금리인상 시점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다음 뱅크론펀드에 관심가지길 권했다.
◆ 금리상승기, 수혜 입는 ‘뱅크론펀드’
뱅크론(Bank Loan)은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기준 신용등급 BBB-(투자등급 미만) 이하의 미국 기업들이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대출채권이다. 뱅크론펀드는 여러 개의 대출채권을 묶어 투자하는 상품이다.
뱅크론은 기업의 신용도를 토대로 수익률이 변하기 때문에 하이일드채권과 비슷하지만 기업의 청산 시 최우선순위로 상환되기 때문에 원금회수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또한 기업의 부동산, 장비, 등록상표, 특허권과 같은 자산을 담보로 설정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특징이 있다. 실제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동사가 내놓은 미국 뱅크론펀드가 지난해 6월 펀드설정 이후 지난 7월까지 1년 넘게 부도율 0%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뱅크론은 3개월 만기 리보(LIBOR·영국 런던은행 간 거래 시 적용되는 금리)에 개별기업의 신용도에 따른 가산금리를 적용해 수익률을 결정한다. 따라서 만기까지 고정수익을 받는 일반채권과는 달리 리보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그만큼 올라간다.
특히 일반채권은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의 가격이 하락해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뱅크론펀드는 은행의 대출채권과 관련된 지수에 투자하기 때문에 가격하락 위험을 방어한다. 이 리보금리는 미국 기준금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이 뱅크론펀드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실제 뱅크론펀드는 올 상반기 중 2.87%의 수익을 거두며 하이일드채권(2.10%), S&P 500지수(1.20%), 미국 투자등급채권(-1.03%) 등 기타 자산군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에 국내에서는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투자금이 유입되며 올 초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총 1555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특히 기준금리 이슈가 부각된 지난 6월에는 한달간 509억원이 몰리며 뱅크론펀드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시장규모도 지난 2013년 신한BNPP자산운용이 뱅크론펀드를 처음 출시한 이후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이 연달아 뱅크론펀드를 선보이며 전체 4213억원의 설정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뱅크론펀드의 수익률은 미국의 채권관련펀드와 큰 차이가 없다. 미국 기준금리의 인상 기대감만 고조될 뿐 실제 금리가 오르지 않아서다. 지난달 26일 기준 전체 뱅크론펀드의 1년 수익률은 1.59%로 일반적인 미국 채권형펀드의 평균수익률과 동일하다.
◆ 꾸준한 금리인상 필요… 2~3년 투자 ‘적절’
수익률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뱅크론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자금유입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 규모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관한 명확한 신호가 주어질 경우 투자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뱅크론펀드는 하이일드 채권형펀드보다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낮고 대출금리가 바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당장 수혜를 보기 어렵다”며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은 미국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내년쯤에는 뱅크론펀드에 투자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수익률이 바로 올라가지 않는다는 뜻은 뱅크론이 리보플로어(LIBOR Floor·금리하한선) 1%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기업이 가산금리로 4%를 더 붙여서 돈을 빌린다면 최근 0.3% 수준인 3개월 리보금리를 더해 4.3%의 뱅크론 금리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리보금리 적용은 최저 1%까지로 제한하고 있어 이 기업은 5%의 이자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미국의 금리가 0.7%포인트 이상 오르지 않으면 실제 뱅크론이 가진 수익률에는 변동이 없을 수도 있는 셈이다.
홍승만 키움증권 금융상품영업팀 차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행된 뱅크론의 약 90%에 리보플로어가 설정됐다”며 “투자자는 뱅크론펀드에서 편입하는 채권의 평균금리 정도의 기대수익률로 2~3년 이상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남중 대신경제연구소 스트래티지스트는 “각 뱅크론펀드마다 구성하고 운용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상품별로 금리인상에 따른 효과가 다를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은 세계적인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추가적인 수익을 낼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스트래티지스트는 “블룸버그 연방선물금리를 통해서 봐도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 3월께로 예상되는 등 전반적인 글로벌 상황이 당장 금리를 올릴 여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고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통화정책 방향이 나올지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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