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제공=공동취재단
(故)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한국 정치사를 함께 걸어온 전직 대통령들이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김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해묵은 감정을 모두 접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 중반인 1995년 '역사 바로 세우기'에 착수해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한 악연이 있다. 이들은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직접 빈소를 찾기보다는 자료나 측근들의 전언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 

전 전 대통령은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분이니까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 믿는다"며 "명복을 빌며, 손명순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1931년생으로 올해 84세인 전 전 대통령은 활동이 예전처럼 왕성하지는 않지만 건강은 나쁘지 않다고 알려졌다. 부인 이순자 여사와의 외부 활동도 간간이 보도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노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가 병문안을 하기도 했다.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 몇 년 전부터 건강 악화설이 돌고 있는 노 전 대통령도 이날 빈소를 찾지 못하고 조화를 보내 조문했다. 노 전 대통령은 수술 이후 연희동 자택과 병원을 오가는 병상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과거 '3당 합당'을 이룬 주역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노구를 휠체어에 의지한 채 빈소를 직접 찾았다.

김 전 총리는 "닭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고인의 명언을 되새기며 추억을 회상했으며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게 서거 당시 의식 여부를 묻는 등 고인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은 못 하는 일을 하신 분이다. 그래도 병원에 계시는 동안에는 (살아)계시니까 하는 믿음이 있었는데 허탈하다"고 한숨을 내쉬며 그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2007년 대선 당시 경선과 대선에서 김 전 대통령이 측면 지원을 받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고인의 빈소를 직접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유일한 마지막 인물이 이제 사라졌다. 큰 축이 사라졌다"며 고인의 서거를 아쉬워했다.

그는 고인의 영정 앞에서 애도를 표할 때도 "군사통치 종지부는 YS만이 할 수 있었다"는 등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크게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