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임한별 기자

국내 부동산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졌다. 그동안 경기부양책으로 온갖 부동산 완화정책을 펼쳐오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사퇴가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여의도로 다시 돌아가고 대신 이 자리에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21일 내정됐다. 이에 따라 건설부동산업계는 앞으로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바뀔까에 대한 걱정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 부총리가 재임한 1년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특히 주택시장에 돈을 대대적으로 풀었다.

‘7·24 대책’을 통해 수도권 총부채상환비율(DTI)을 60%로, 전국 모든 지역의 담보인정비율(LTV)을 70%로 높였다.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최 부총리 취임 전인 지난해 2분기 24만6125건에 그쳤던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1년 만에 34만743건까지 늘었다.


여기에 최 부총리는 더욱 더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당근을 계속 던졌다. 급기야 지난 2월 27일에는 1, 2순위로 나뉘던 주택 청약순위를 1순위로 통합했다. 청약통장에 가입한 뒤 2년이 지나야 가능했던 수도권 1순위 청약자격은 1년으로 단축된 것이다. 또 무주택 가구주가 아닌 세대원도 국민주택 등 공공 아파트 청약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정부는 올해 1%대 초저금리라는 당근까지 서민들에게 던졌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과 저금리 기조가 만나고 여기에 전세난까지 맞물리면서 집을 사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늘었고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집값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8%로 꽤 높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승의 동력이 ‘빚’이라는 게 문제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빚 내서 집 사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가계부채는 올해 100조원이 넘게 불어났다. 국가채무도 1년 새 60조원 이상 늘었다. 채무 증가폭만 놓고 보면 금융위기 때를 웃도는 역대 최대치다.


최 부총리는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 그 온기가 우리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뇌관’이 돼 버렸다. 최 부총리가 경제는 못 살리고 집값만 올려 놓았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결국 정부는 지난 7월 이자만 내는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에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통해 대출심사 기준을 담보에서 상환능력 평가로 전환했다. 또한 모든 대출에는 원칙적으로 비거치식 분할상환 조건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제서야 급격하게 늘어나는 가계빚에 대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최 부총리가 1년 5개월이라는 재임 동안 한국경제를 회생시켰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존재하지만, 부정적인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안 해본 것 없는 것 치고는 경제가 생각만큼 살아나지 않았고 ‘최경환’ 표 정책 부작용에 대한 우려감이 커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