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륜 경주에서는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는 선수가 두각을 나타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는 경주 운영 스타일에 있어 멀티형이나 자유형 선수의 성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표적으로 우수급 문영윤(33·14기)을 지목했다.
문영윤은 2015년 8월부터 3개월 간 승률 23%에 그쳤다가 12월 말부터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본래 자력승부를 기반으로 했던 문영윤은 선행만 고집할 당시 입상은 고사하고 3착권에도 끼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 다양한 '멀티형' 전술을 구사하면서 12월말 3연속 입상, 올해 2회차 창원경주 3연속 우승을 차지해 특별 승급의 기염을 토했다. 

김재웅(36·11기)은 늘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한다. 또 11초 초중반대 한 바퀴 주파 능력도 갖췄다. 다만 선행 일변도의 전술을 고집해 신체와 능력 등 객관적인 조건에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평이다. 2015년 7월 우수급에서 강급을 당한 이후 10월25일까지 입상 확률이 16%에 그쳤을 정도로 저평가를 받았다. 그런 김재웅이 지난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입상 확률을 무려 73%까지 끌어올렸다. 경륜 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법에 변화를 준 것이 주효했다는 시각이다.
 
또 증가한 자유형 선수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전법을 구사하며 입상을 노리는 자유형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주 패턴이 복잡하고 다양해졌다는 방증이다. 주특기인 선행 승부를 자제하고 승부거리를 최대한 좁혀 짧은 3, 4코너에서 젖히기나 추입으로 승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 활용 능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것인데 김재웅의 성적이 급부상한 시점의 입상 전법을 살펴보면 추입 4회, 젖히기 5회, 선행 5회로 다양한다. 따라서 김재웅은 이제 선행형이 아닌 자유형에 가까운 선수라 할 수 있다.  
 
특선급의 성낙송(26·21기)은 데뷔 이후 선행에 주력하던 모습에서 탈피해 추입과 마크, 선행 등 상황에 맞는 적절한 작전을 구사하며 입상 횟수를 늘렸다. 2015년 12월13일 특선급 결승전에서 황순철, 류재열, 김주상, 이욱동 같은 쟁쟁한 강자를 추입으로 밀어냈다. 한때 선행 강자였던 성낙송은 경주 경험을 쌓으면서 상대에 따라 뛰어난 작전 구사 능력을 발휘하며 특선급 강자로 우뚝 섰다. 

전형적인 자력형에서 자유형으로 전법 변화를 꾀해 성적이 수직 상승한 선수는 황인혁, 류재열, 양희천, 이정우(이상 특선급), 윤성준, 강철호, 주용태(선발급), 최창훈, 윤여범, 박종현, 이진영(우수급) 등이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성적에 기복을 보였던 윤여범(30·18기)은 김재웅과 반대로 마크-추입에서 선행-젖히기로 전법에 변화를 줘 효과를 봤다. 


반대로 전번 변화가 독인 경우도 있다. 선행과 젖히기가 본래 '각질'(개인별 특성)이었던 선수가 추입으로 승부 거리를 좁히려 했다가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특선과 우수급에는 각질 변화가 효과를 봤다면 선발급은 밋밋한 시속, 고른 기량, 과격한 몸싸움 등의 이유로 쓴맛을 다신 경우가 많았다.  
 
경륜 관계자는 "최근 흐름을 봤을 때 한 전법만 고집할 경우 경륜 바닥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특히 노장과 신예, 세대교체가 시작된 현시점은 더 어렵다"면서 "유태복, 이홍주, 인치환 등 힘으로 경기를 풀어가던 선수들이 조금씩 추입이나 젖히기 빈도를 높이는 것도 그 이유다. 자력 승부로 희생만 했던 선수들이 전법에 변화를 주면서 큰 이변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