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노조 방침에 따라 준법투쟁을 한 기장을 22일 저녁 대기발령했다.
24일 대한항공 노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인천발 필리핀 마닐라행 비행기를 조종한 박모 기장은 24시간 내 연속 12시간 근무 규정을 들어 마닐라를 출발해 인천으로 돌아오는 노선 비행을 거부했다. 이는 노조가 2015년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를 가결하고 지난 20일 준법투쟁을 시작한 이후 첫 사례다.
현행 항공법상 기준비행 시간은 13시간으로, 기상악화와 고장 발생과 같은 긴급상황시에는 14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간 단체협약에서는 비행시간을 12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마닐라 노선에 KE621편(오전)·KE623편(오후) 하루 2편의 여객기를 운항하며 각각 기장1명·부기장 1명이 탑승한다. 오전 여객기를 타고 온 조종사는 호텔에서 휴식 후 밤에 도착한 여객기를 몰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밤에 도착한 조종사는 휴식 후 아침에 도착한 여객기를 몰고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21일 인천발 필리핀 마닐라행 KE621편을 조종한 박 기장은 당초 현지에서는 12시간 휴식 후 오후 11시45분 마닐라발 인천행 여객기를 조종할 예정이었으나 박 기장은 자신이 조종한 마닐라행 여객기는 활주로 혼잡 등 이유로 현지에 예정보다 24분 늦게 도착해 돌아가는 여객기를 조종하면 ‘24시간 내 연속 12시간 근무 규정’에 어긋나 조종할 수 없다고 사측에 밝혔다.
박 기장이 만약 조종했다면 연속 12시간4분 근무하게 되는 상황이라 같은날 오후 여객기를 몰고 온 조종사가 휴식을 취하지 않고 자신을 대신해 조종하도록 사측을 통해 스케줄을 조정했다.
노조는 투쟁명령 1호를 통해 정시출근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비행준비, 근무를 위한 이동시 이코노미석 배정 거부, 항공법위반 운항 거부 등 세 가지를 명령한 바 있다. 박 기장은 노조 교선실장이다.
사측은 운항규정을 이유로 비행을 거부하고 승객석에 탑승해 귀국한 박 기장에 대해 곧바로 자체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대기발령 조치했다. 사측은 통상 25분 정도 실시하는 사전 비행브리핑을 이례적으로 1시간 가량 실시하며 마닐라행 출발 자체가 늦어지는 등 기장이 고의적으로 비행시간을 지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단체협약에 규정된 12시간 근무규정을 준수해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2월 21일 KE621, KE624편 비행 규정 위반의 소지가 있어 안전운항을 위한 사실관계 확인 및 조사를 위해 회사에서 진행하는 통상적 절차"라며 "대기발령은 징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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