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이 결국 새누리당을 탈당, 오는 20대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탈당의 변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정신'(1조 2항)이었다. 유 의원은 지난해 7월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에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 정신'(1조 1항)을 언급했다.

유 의원은 23일 밤 친박(친 박근혜)계의 '비박(비 박근혜) 학살' 공천에 결국 자진 탈당했다. 그는 "권력이 저를 버려도 저는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국민의 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 정치의 소명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며 "오늘 저의 시작이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나아가는 새로운 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유 의원의 탈당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유 의원에 대한 '정치적 숙청'을 마무리했다. 박 대통령은 6월 말 유 의원을 찍어 내리기 시작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유 의원이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법인세를 포함한 증세 논의를 언급하면서다. 박 대통령의 이른바 '배신의 정치' 발언 이후 13일 만인 그해 7월 8일 유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당시 유 의원의 원내대표직 퇴임의 말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헌법 1조 1항)"이었다.


당시 유 의원은 사퇴의 변에서 "고통 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고 한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다"며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23일, 유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하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1조 2항)"를 언급했다. 그는 이번에도 "저의 시작이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나아가는 새로운 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도, 당을 탈당할 때도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언급한 유 의원은 두 번에 걸쳐 '헌법 정신'을 강조하며 그 정신에서 벗어나있는 박 대통령 및 친박계 의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유 의원을 '정치적 숙청'에는 성공했지만, 오는 20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유 의원이 당선될 경우 상당한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배신의 정치'를 국민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새누리당 역시 '대통령당'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승민 의원이 23일 오후 대구시 동구 화랑로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새누리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자신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