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가 중단된 여의도 파크원 건설 부지가 6년째 흉물로 방치됐지만 앞으로 공사 재개 계획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뒤쪽에 보이는 건물은 콘래드호텔과 IFC몰. /사진=김창성 기자
세계적인 복합문화공간 탄생을 예고했던 서울 여의도 ‘파크원’이 6년째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파크원 건설은 2007년 6월 착공 뒤 2010년 10월부터 3년10개월 동안 땅 주인인 ‘통일교 유지재단’과 시행사인 Y22프로젝트금융투자주식회사(Y22)의 소송전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소송이 끝난 2014년 7월 이후 여러 차례 공사 재개 움직임이 있었지만 새로운 시공사는 아직까지 선정되지 않았다. 그 사이 당초 시공을 맡았던 삼성물산은 사업 철수에 들어갔고 포스코건설이 새롭게 시공사 참여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공사 중단으로 방치된 철골과 콘크리트 구조물의 안전문제와 공사 재개를 위한 자금조달 문제 등을 해결해야 공사가 가능한 상황이다.
◆거듭된 소송, 공사 재개 장담 못해

2010년 11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여의도 파크원’은 소송이 끝난 2014년 7월 이후에도 공사 재개를 못했다. 파크원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시행사 Y22가 1600억원대의 미지급공사금 지불 및 계약 해지와 관련해 협상 중이기 때문이다.


Y22 측은 삼성물산과 계약 해지 뒤 책임준공을 전제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는 포스코건설이 유력하다. 포스코건설은 올 초부터 파크원 시공 참여를 위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올초부터 시공 참여를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측도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해선 언급할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파크원은 서울 여의도 노른자위 4만6465㎡ 땅에 지상 69·53층 오피스 2개동과 32층짜리 호텔, 6층 쇼핑몰 등을 짓는 메머드급 사업이다. 완공됐다면 건너편 콘래드호텔·IFC몰 등과 함께 여의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을 테지만 시행사 Y22와 땅주인 통일교 유지재단의 ‘지상권 설정등기’ 소송에 발목이 잡혔다.


Y22 측이 사업비 조달을 위해 53층과 69층짜리 오피스 건물 2개동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맥쿼리증권에 매각을 추진하자 통일교 측이 제동을 걸었다. 2005년 Y22 측에 보유 땅을 99년간 빌려 주기로 지상권 설정 계약이 체결됐지만 매각까지 하는 건 계약 위반이라는 게 당시 통일교 측 소송 이유였지만 대법원 판결에 따라 2014년 최종 패소했다.

상황이 일단락됐지만 현재는 Y22가 통일교 유지재단을 상대로 사업 중단 기간 발생된 손해액 1000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진행 중이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기나긴 소송을 끝냈지만 아직도 공사 재개 시기가 불명확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6년째 방치된 ‘철골·콘크리트’ 안전 의심

소송을 거듭하며 시공사 선정은 물론이고 공사 재개 시점도 장담할 수 없지만 가장 큰 문제는 건축물의 ‘안전’이다.

파크원 부지는 지난 2010년 11월 공사가 중단된 이후 6년째 방치됐다. 공정률이 50%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소송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주요 철골·콘크리트 구조물이 공사장 가림막 밖에서도 보일 만큼 올라온 상황에서 공사가 중단된 것이다.

구조물이 외부에 그대로 방치된 6년 동안 비·눈·황사·바람 등 외부 영향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철골 부식과 콘크리트 균열이 의심스러운 상황. 실제로 최근 공사 현장을 찾아 내부를 살펴본 결과 눈으로 보기에도 철골 겉 부분에 녹이 심하게 슬었다. 철골까지 거리는 멀었지만 큰 구조물이다 보니 녹슨 부분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현장 관계자의 통제로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없었지만 콘크리트 구조물 역시 긴 시간 노출로 곳곳의 균열이 의심되는 상황이라 공사 재개 시 안전이 위태로워 보였다.


파크원 건설 부지를 둘러싼 가림막 위로 6년째 방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올라와 있다. 뒤쪽에 보이는 건물은 LG트윈타워.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모 대학의 건축공학과 교수는 “직접 현장을 찾아 눈으로 확인하고 자세한 진단을 한 상황이 아니라 장담할 순 없지만 장시간 노출로 안전문제가 의심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파크원 시행사인 Y22 측 관계자는 “파크원 현장에 들어간 철골은 대규모 공사답게 상당히 두꺼운 철골이라 약간의 녹이 슬었지만 문제될 게 없다”며 “수시로 안전점검을 통해 콘크리트 균열을 비롯해 노후된 구조물을 보수하고 있으며 공사 재개 전 외부 전문가로부터 안전진단을 받아 문제되는 부분이 있다면 밀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진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비용손실 어쩌나… 자금조달 해법 찾기 골몰

파크원 공사의 당초 예상 시공비는 1조4000억 규모였다. Y22 관계자에 따르면 이 금액의 20% 정도가 투입된 상황에서 소송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 중단기간동안 소송비용을 비롯해 금전적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 공사재개를 위해 자금 마련이 필수지만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우선 공사 중단으로 시공사 삼성물산을 비롯해 여러 하청 업체들이 금전적 타격을 입었다. 대형 크레인 사용을 비롯해 건축물 내부에 들어갈 각종 시설물 등의 주문도 취소하며 금전적 손해가 컸다.

Y22 측은 다시 공사를 시작하면 완공까지 37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을 버티기 위해서는 앞선 손실 금액을 빼도 완공을 위해서 2조원이 넘는 공사비가 예상된다. Y22는 현재 자금 조달을 위해 KB국민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진행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Y22는 금액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관사를 비롯해 참여를 타진하는 투자자들의 협조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Y22 관계자 역시 “소송비, 공사 중단 기간에 들어간 각종 보상비용을 비롯한 이자 지출 등 비용 손실이 만만치 않아 공사 재개를 위해서는 자금조달이 필수”라며 “현재 PF를 적극 진행 중인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만 결론을 장담할 순 없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6년째 흉물로 방치되며 대외적인 이미지가 깎인 점도 파크원에겐 악재다. 이미 길 건너에 자리 잡은 콘래트호텔·IFC몰 등과 기본적인 콘셉트가 겹치는 점도 해결 과제로 남았다. 완공 뒤 공실률 우려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Y22 관계자는 “보통 대규모 오피스 단지는 꽉 차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완공되면 최신식 오피스인 만큼 시장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초 공기보다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내부 시설 변경 등을 통해 IFC와 차별성을 갖는 단지로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