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가 지난달 25일 출범 53주년을 맞았다. 1963년 첫 출범한 이래 외환위기와 카드대란, 글로벌 금융위기, 저축은행 사태까지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꿋꿋한 성장을 거듭했다. 위기관리와 오랜 역사를 가진 협동조합이라는 점에선 충분히 박수칠 만하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분위기는 영 딴판이다. 금융시스템이 과거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80년대에 볼 수 있었던 사건사고가 지금도 횡행한다. 해마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가량의 금융사고가 발생한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4년간 새마을금고의 금융사고 금액은 2011년 36억원, 2012년 38억8000만원, 2013년 203억9000만원, 2014년 47억원 등 총 326억원에 달했다. 대부분의 금융사고는 대출금 횡령이었다.


시중은행은 어떨까.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3대 시중은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금융사고 금액은 각각 22억9200만원, 19억3000만원, 16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총자산은 313조원, 새마을금고중앙회 총자산은 120조원이다. 새마을금고의 자산규모가 3배 가까이 적음에도 금융사고 발생금액은 은행보다 훨씬 많다.

과거를 떠오르게 하는 일은 또 있다. 강도와 도난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경북 영천의 새마을금고가 운영하는 365코너 자동지급기 회수함이 털려 3억5400만원을 도난당했고 서울 서초구 잠원동 지점에선 장난감 총을 든 강도가 침입했다. 일반 금융회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사고가 새마을금고에선 유독 많이 발생한다.

이유는 여럿 있다. 금융을 모르는 이사장이 금고를 책임지는 것이 첫번째다. 상당수의 단위금고 이사장들은 60~70대 고령층이다. 직원이 횡령을 해도 40~50대에 비해 대처하는 데 민첩성이 떨어지고 금융지식도 없어 내막을 알지 못한다. 심지어 새마을금고를 관리·감독하는 당국조차 금융과 무관한 안전행정부다.


두번째는 솜방망이 처벌이다. 불법대출과 횡령이 발생해도 해당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가벼운 징계
만 받고 현직에 복귀하기 일쑤다.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금융사고가 일어난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71%가 재선임됐다.
새마을금고가 금융사고 대명사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이사장을 물갈이하고 금융시스템도 선진화하는 개혁이 필요하다. 감독기구도 금융당국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서민금융회사로 올바르게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과연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할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80년대 유행한 ‘관치금융’이 해법이라면 해법일 수도.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