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긴급 한진해운 채권단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한진해운 채권단이 30일 오전 한진해운 신규자금 지원 불가 입장을 공식화한 가운데 “한진해운 신규자금 지원을 연장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업은행은 주채권은행으로서 한진해운 경영 정상화를 위해 5월4일부터 자율협약을 진행해왔으나 부족자금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방안이 도출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진그룹이 추가 자본을 낸다면 한진그룹과의 추가 협상 여지는 있나.
▶최근 3~4일간 약 세 차례의 협상이 있었다. 세 차례의 협상에서 특별한 진전이 없었다. 채권단은 현재 지원 불가 결정을 내린 상태다. 9월4일까지 자율협약이 종료되는 사안인데 재협상안이 나올 가능성을 가정하는 건 어색하다.

- 채권단에선 어느 정도의 손실을 예상하나.
▶약 3000억원의 부족자금을 도와주지 못해 17조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선주협회의 주장을 언론 보도를 통해 봤다. 물론 선주협회는 이익단체이기 때문에 이러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산은이 볼 때 부족자금은 3000억원이 아니다. 부족자금은 5000억~8000억원 규모다. 17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부분에서는 그쪽(선주협회 측)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겠지만 그만큼의 상황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문제를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

-자율협약은 완전히 끝난 것으로 보면 되나.
▶자율협약이 실질적으로 종료되는 건 9월4일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사실상 파산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가능성을 놓고 본다면 파산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미 발생된 연체 용선료, 여러 가지 기타 채권에 대해서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한국 법원이 정한 기업회생 효력이 미치지 않는 국가가 많다. 선박금융이나 용선주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동참할지 미지수다. 선박금융, 용선주가 가장 중요한데 이들의 입장에 따라 한진해운의 정상화 여부가 좌우된다.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을 (주)한진으로 빼돌렸다는 시각이 있는데.
▶자산을 빼돌린 게 아니냐는 부분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을 믿고 싶다. 한진그룹이 선대부터 국내외 경제에 기여해왔던 걸 보면 (이 같은 의혹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상대방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 아니냐. 어떤 상황이 있다면 언젠간 진실은 밝혀진다고 본다. 현재로선 그렇게 보고 싶지 않다.

-조양호 회장 반응은
▶최근에 만난 적이 있다. 어찌됐건 대한민국이 경제적 풍요를 이루게 된 데는 기업의 공이 컸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한 기로에 섰다는 점이 굉장히 안쓰럽다.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지 같이 고민하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상당부분 생각의 차이가 있었고 상황을 보는 시각이 달랐다. 조 회장께서 끝까지 전력해주신 부분은 감사히 생각한다. 결론에 답이 이르지 않았다는 점은 서로간의 입장 차, 환경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업 구조조정에 관해선 혈세 투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원칙이 무너지면 안 된다 것이다. 경제선순환을 위해서도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채권단과 한진해운 측) 서로간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조정 원칙이 조선업 등 다른 업종 기업에도 적용되는가.
▶원칙은 회사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없다. 구조조정의 원칙은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의 경우 오늘날 모습을 보이기까지 굉장히 많은 협상과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종까지 단 한 푼의 혈세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가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진 측에도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

-현대상선과의 합병으로 갈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
▶남은 기간(9월4일까지) 합병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는 현재까지 없었다.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될 수 있겠지만 자금을 지원할 수 없는 현재로선 합병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경우에 따라 좋은 선택을 결정하는 단계에서 (합병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해운사는 사실상 1개사만 남게 됐다. 업계 경쟁력을 위한 방안은 있는지.
-경쟁력에 대해선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이런 부분은 관계 부처, 업계, 연구소 등을 통해 다양한 여론을 수렴한 후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방법에 대해 판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