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완공을 앞둔 제2롯데월드타워. /사진=뉴시스 DB

악재 딛고 공정 마무리 단계… 오피스 임대료에 달린 분양 흥행
바람잘 날 없던 제2롯데월드타워(이하 타워) 완공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 연말 개장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수개월간의 검찰수사로 연내 개장은 어려워졌다. 국내 최고층(123층·555m) 빌딩이라는 상징성도 오너일가 자중지란으로 퇴색했다. 
여기에 서울 주요업무지구보다 비쌀 것으로 전망되는 오피스 임대료를 감당할 입주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이었던 타워는 과연 롯데의 상징이자 수도 서울의 랜드마크로 남을 수 있을까.

◆오너 리스크, 타워 상징성 ‘먹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25일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며 ‘새로운 롯데’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올 한해를 드리운 경영권 분쟁과 검찰수사 얼룩을 지우고 새 각오로 임하겠다며 대규모 투자·고용계획도 밝혔다.

신 회장이 구속 위기를 딛고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서며 타워 건설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지만 지난 수개월은 좌표 설정에 애를 먹었다.

롯데 측은 당초 연내 타워 완공과 법적 인·허가를 마무리 짓고 일반에 공개하는 일정을 짰다. 아울러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비롯해 롯데물산, 롯데자산개발 등 그룹 계열사 사무실을 타워 프라임 오피스(14~38층) 14~16층으로 이전하고 내년 시무식도 이곳에서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계획은 무산됐다. 신 회장 비리 의혹과 더불어 그룹 전체가 지난 6월 이후 세달 넘게 강도 높은 검찰 비자금 수사를 받았다. 타워 개장 준비를 총괄 지휘해온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 가습기살균제 사망 피해 사건과 관련해 판매 당시 책임자로서 구속됐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준공 및 개장 일정이 계속 뒤로 밀렸다. 현재로서는 내년 2월 전망대(117∼123층), 4월 전체 공식개장이 유력하다.

신 회장 스스로 악재를 자초했고 타워 완공 및 개장 일정 지연 등은 덤으로 따라온 형국이다.

제2롯데월드타원 꼭대기. /사진=뉴시스 DB

◆순조로운 공정, 불안은 여전
타워 전체 개장일은 내년으로 늦춰졌지만 연내 완공은 무리없어 보인다. 타워 바깥에서는 석촌호수 음악분수, 잠실역 지하 버스 환승센터 등 송파구 일대 조경·교통 개선사업도 순조롭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동 임시사용 승인을 내며 ▲공사장 안전대책 ▲교통수요 관리대책 ▲석촌호수 관련 대책 ▲건축물 안전대책 등을 지속해서 이행하라는 요구사항을 내걸었고 롯데가 이를 수용해 내부 인테리어를 제외한 전체 공정은 마무리 단계다.

남은 건 서울시와 송파소방서 등 관할 관공서로부터 받아야 할 각종 건축물 완공·소방 안전 인허가 관련 일정 등이다. 롯데는 국내 최고층 건물임을 감안해 승인 예상 기간도 넉넉히 잡았다.

하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몇년 간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다수의 지하 땅 꺼짐 현상(싱크홀)이 타워 건설 때문이라는 주장을 꾸준히 펼친다.

그동안 롯데 측이 서울시·송파구, 외부 전문가 등과 안전 진단에 나서 소문을 잠재웠지만 시민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진 못했다.

타워가 위치한 잠실역 사거리는 지하철 2·8호선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이곳 지반은 국내 최고층 건물인 타워가 짓누르고 있으며, 이 상황에서 건설 조건에 포함된 교통 혼잡 개선을 위한 지하 버스환승센터 건설을 위해 땅을 또 파냈다. 타워 공사 영향으로 석촌호수와 연결된 인근지역 지하수가 일시에 빠져나가 지반이 내려앉았을 것이란 일각의 추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차량 행렬로 줄지어선 잠실역 사거리 일대가 지하 버스환승센터 개통으로 얼마만큼 교통 혼잡도를 개선시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제2롯데월드타워가 들어서는 잠실역 사거리는 교통체증이 심한 구간으로 악명 높다. /사진=김창성 기자

◆비싼 임대료, 누가 들어갈까
타워는 지난 1987년 사업지 선정, 2010년 11월 건축 인허가 후 착공 6년만인 지난달 2일 마지막 유리창을 부착하며 123층, 555m 타워 외관을 완성했다. 정권이 5번 바뀌고 강산이 3번이나 변할 30년이나 걸려 완공을 눈앞에 둔 타워는 이제 안을 채우는 일만 남았다.

타워는 저층부와 연결된 쇼핑몰 등을 비롯해 프라임 오피스(14~38층)와 호텔형 오피스텔인 시그니엘 레지던스(42~71층), 6성급 호텔(76~101층), 프라이빗 오피스(108~114층)와 꼭대기 전망대 등으로 구성됐다. 국내 최고층 건축물인 만큼 롯데가 거는 기대감은 크지만 분양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잠실은 서울시 지정에 따라 도심 내 중심기능을 지원할 수 있는 상업·업무시설지역으로 묶였지만 전통적인 중심업무지구는 아니다. 잠실역 인근에는 여러 기업이 입주한 빌딩과 각종 상권이 있지만 대부분은 주거지역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타워 임대료를 서울 강남·종로 등 도심 지역 프라임 오피스의 3.3㎡당 월 평균 10만원 수준을 넘는 13만~15만원 수준까지 본다. 레지던스의 경우 분양가가 국내 사상 최고 수준인 3.3㎡당 1억원 안팎에 책정될 것이란 소문도 파다하다.

당초 타워는 국내 최고층 건축물이라 일반 건물의 3배에 이르는 단위 면적당 공사비가 들어 적정 수준의 임대료 책정은 무리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그동안 타워에 닥친 논란과 불안 요소를 감안하면 비싼 금액이지만 국내 최고층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롯데가 높은 임대료 책정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

타워 시행사인 롯데물산 측은 연말 완공 후 분양이라는 방침을 세운 만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곳곳에 자리한 불안 요소와 높은 임대료 문제가 타워 흥행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