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한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4월 발표되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를 통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을 낮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23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기간이나 취임 이후 (환율조작국) 관련 언급을 많이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지정될 수 있지 않냐는 우려가 높다"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게 타당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발효된 교역촉진법에 환율조작국을 지정할 근거가 있는데 이에 따르면 한국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다만, 다양한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다만, 미 재무부가 1988년에 만든 종합무역법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고, 교역촉진법은 아니더라도 세부 지정요건을 바꾸면서 지정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객관적으로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런 부분에 경계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이 총재는 최근 불거진 4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과장됐다"며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4월 위기설의 근거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과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상환 부담 등이 거론된다"면서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게 아니라 이미 알려진 리스크"라고 봤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리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등 다양한 진단이 나오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2%로 올랐지만 봄철 농산물 출하 시기를 앞두고 있고 유가의 기저효과도 앞으로는 약화될 것이다. 물가안정 목표 수준인 2%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성장세도 물론 미약하고 내수, 특히 소비가 부진하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그에 따라 설비투자 개선도 예상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2% 중반의 성장세를 예상한다. 2% 중반의 성장세와 물가안정 목표에 가까운 물가 수준 생각하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크지 않다고 본다.

- 가계부채가 사상최대치다. 어떻게 진단하시는지?
▲ 가계부채 증가세는 이전보다 완화될 것으로 본다. 가계의 금융자산, 부채현황 등을 감안할 때 채무상환 능력은 전체척으로 양호하다. 다만 금년들어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대내외 금융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서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불안에 대해 유의깊게 보고 있다.

-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
▲ 교역촉진법에 지정 근거를 보면 한국은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미 재무부가 88년에 만든 무역법을 활용할 수도 있고 세부요건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현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지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

- 4월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
▲ 4월 위기설의 근거가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가능성,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상환부담 등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제기된 이슈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슈가 아니라 이미 알려진 리스크다. 정부, 당국기관들이 이런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4월 위기설은 과장됐고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 강세가 수출과 물가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보시는지?
▲ 원화강세가 지속된다면 물가와 수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수출의 경우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 원화가 강세가 되면 가격경쟁력을 떨어트려 수출에 영향을 주겠지만, 그동안 한국 경제의 구조변화가 있었다.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옛날보다 낮아졌다. 우선 국내기업의 해외생산비중이 높아졌고, 생산활동에서 수입 중간재 투입비중이 높아졌다. 또한 품질을 비롯한 비가격 경쟁력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방향을 감안해보면 종례의 가격경쟁력을 통한 환율의 수출영향력은 과거보다 약해졌다.

-1월 물가상승 폭이 커지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다.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 실질금리는 통상 명목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개념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은, 그만큼 한은이 저조한 국내 경제의 성장 모멘텀을 부추기기 위해 통화정책을 그만큼 완화적으로 운용한다는 하나의 증거다. 통화정책 방향의 기본 스탠스는 수요 면에서 물가 상승압력 크지 않고 성장세가 미약하기에 당분간 완화 기조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실질금리 마이너스가 오래된다면 경기회복에 도움되겠지만 그 자체가 금융 불균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회복과 금융안정 목적으로 조화롭게 달성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