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다. 지난달 8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O2O시장은 올해 약 3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음식배달·숙박서비스는 이미 고전 O2O서비스가 됐고 최근에는 콜택시서비스, 여행 등 각종분야에 IT기술을 접목한 O2O서비스가 속속 나타났다. 

수많은 O2O업체 가운데 자동차 애프터마켓(세차·경정비)과 결합한 카닥은 단연 눈길을 끈다. 1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시장에 카닥이 도전장을 던진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일 서울 문정동에 위치한 카닥 사무실에서 이준노 카닥 대표를 만났다. 

그는 2014년 카카오(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즈)를 박차고 나온 이유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고 답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형포털의 둥지’를 벗어나 험한 O2O생태계에 맨몸으로 뛰어든 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준노 카닥 대표. /사진=박흥순 기자

◆“소비자는 설득할 수 없죠”
“분사하기 1년 전이었을 겁니다. 당시 다음은 ‘단골’이라는 O2O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식당과 IT를 결합한 서비스였죠. 약 2000곳의 식당과 200여명의 직원을 투입하고 1년간 준비한 대규모 서비스였어요. 하지만 2주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이 대표는 ‘단골’의 실패를 보면서 카닥을 독립시킬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당시 ‘단골’서비스 담당자들은 식당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O2O 서비스는 공급자와 이용자 모두를 깊이 이해하고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죠. 성공의 원인은 핵심가치에 있습니다. 서비스의 핵심가치에 대한 이해 없이는 O2O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요. 카닥에 핵심가치를 불어넣을 수만 있다면, 진실된 사업을 한다면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기 때문에 분사를 결심했습니다. 제대로 해보고 싶었거든요.” 

이 대표의 바람은 최근 가시적인 성과로 돌아왔다. 지난해 기준 카닥 앱은 누적 다운로드수 85만건, 월 1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80% 이상의 카닥 입점업체가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이 대표에게 성공 비결을 묻자 그는 웃으며 여유있게 입을 열었다.

“회의시간이나 업무시간에 제가 직원들에게 자주하는 말이 있습니다. ‘소비자는 설득할 수 없다. 공급자는 오직 비즈니스만 본다’는 말이죠. 소비자들에게는 정말 좋은 서비스가 있다고 아무리 말해도 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좋은 서비스,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알아서 찾아옵니다. 협력업체 즉 공급자들에게는 더 많은 것을 나눠주면 됩니다. 간단하죠. 이것이 카닥이 성장한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닥 회의실. /사진제공=카닥

◆3년 안에 1000억원 목표
물론 카닥도 처음부터 성공을 거둔 건 아니다. 초창기에는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투자 없이 수익 없다’는 생각으로 꾸준하게 투자를 지속했다.


“처음 3년간은 투자에 몰두했습니다. 매출 목표도 설정하지 않았어요. 일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저변을 넓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계속 투자만 했죠. 수익을 크게 내기 위해서 투자를 계속하는 겁니다. 활시위를 세게 당길수록 화살은 멀리 나갑니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투자를 조금씩 늘리다가 어느 순간 투자를 멈춰도 무방하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투자를 줄이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죠.”

이 대표는 아마존, 옥션, 쿠팡의 예를 들며 카닥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는 속내를 보였다. “아마존도 본격적인 수익을 거두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옥션도 대략 7년 정도 걸렸습니다. 쿠팡은 아직 적자상태죠.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아마존은 세계최대의 기업으로 성장했고 옥션도 국내 오픈마켓시장의 최고 반열에 올랐습니다. 저도 돈이 있으면 계속 투자할 생각이고요.”

기업경영에 대해 자신의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그의 눈은 매섭게 빛났다. 확신에 찬 표정과 여유있는 웃음도 종종 보였다. 이 대표에게 ‘자동차 애프터마켓은 부르는 게 값이 아닌가. 가격을 조금 더 비싸게 받기 위해 수입차에 집중하고 국산차는 마진이 남지 않아 소홀하게 대하는 것 아니냐’는 다소 민감한 질문을 던져봤다.

이 대표는 망설임 없이 기다렸다는 듯 답변했다.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10% 남짓한 수입차에 집중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마진을 많이 남겨야 하는 부분도 있죠.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커버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국산 차량은 아무 카센터나 가도 되지만 수입차는 엔진오일을 교환하기도 쉽지 않거든요. 수입차를 정비할 수 있으면 국산차도 정비할 수 있는 반면 국산차를 정비하는 곳에서는 수입차를 100% 지원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산차를 소홀히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 대표에게 카닥의 최종 목표에 대해 물었다. 그는 “3년 안에 기업가치를 1000억원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행복한 기업’, ‘가족같은 기업’과 같은 거창한 수식어가 없는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제가 현실적인 사람이거든요”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