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씨가 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씨가 20일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노동자의 책 대표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자도서관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씨(50)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2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진영 노동자의 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적성이 인정되는 표현물들이 있었지만 이씨가 이적표현물을 반포·소지·판매하는 데 있어서 반국가단체를 찬양·동조하고 국가운영을 선동하는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설령 그런 목적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씨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치는 데는 이르지 않았다. 이적 목적, 실질적 해악을 끼치는 명백한 위험성에 관련해서 검찰의 입증이 부족했다고 판단한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전자도서관인 '노동자의 책'을 운영하며 수년간 인터넷을 통해 이적표현물을 판매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씨가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 '강철서신', '미제침략사' 등 전자책 수십 권을 반포했다며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구형했다.

노동자의 책은 사회주의 사상, 노동운동 등 사회과학 분야 책을 공유하는 사이트다. 약 3900여권의 서적을 보유했으며, 회원은 1만20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선고가 끝난 뒤 ‘노동자의 책 국가보안법 탄압 저지 공동행동’은 법원 정문 앞에서 무죄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표 변호를 맡은 김종보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사법부가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인정하며 올바른 결정을 내린 게 아닌가 싶다. 국가보안법이라는 희대의 악법이 개인적 자유를 얼마나 침해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석방된 이 대표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가운데 0.75평 감옥에서 병과 맞서야 했다. 감옥에서 6개월 동안 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많은 분들이 저를 응원하고 있다는 점이 저에게 큰 힘을 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