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 'GG투게더' 행사 모습. /사진제공=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지난달 30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기념 행사인 ‘GG투게더’가 열렸다. 이날 광안리에는 1만여명 이상의 시민들과 국기봉, 기욤 패트리,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박정석, 이영호, 김택용, 이제동 등 한 세대를 풍미했던 전·현직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이 모였다.
저녁 8시에 시작된 GG투게더는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되며 누적재생횟수 약 120만회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행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이었다. 2004~2005년 10만 관객을 동원한 스타크래프트의 ‘성지’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추억의 프로게이머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했다는 평을 받았다.

◆광안리 밤바다 수놓은 ‘별의 잔치’


GG투게더 본 경기의 대진은 국기봉vs기욤 패트리를 시작으로 임요환vs홍진호의 ‘임진록’, 이윤열vs박정석, 김택용vs이영호vs이제동의 대결로 이어졌다.

첫번째 대결에 나선 1세대 프로게이머 국기봉과 기욤 패트리는 기욤 패트리가 먼저 1승을 거둔 가운데 국기봉이 2차전에서 설욕하며 1승1패를 기록,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어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를 이끈 임요환과 홍진호가 맞붙은 2회전이 펼쳐졌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경기인 만큼 관객들의 환호성은 대단했다. 1차전에서 임요환은 과거 홍진호에게 굴욕을 선사했던 전략인 ‘삼연벙’의 벙커링을 들고 나왔다. 

'황제테란' 임요환 전 프로게이머. /사진제공=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팬서비스에 관객들은 즐거워했다. 홍진호는 임요환의 SCV와 마린을 드론 동원으로 막아냈다. 이후 홍진호는 최종병기라고 할 수 있는 디파일러와 울트라리스크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2차전에서 임요환은 맵 중앙에 팩토리를 건설하는 센터팩토리 전략을 폈다 하지만 홍진호에게 발각돼 위기를 맞은 듯 보였다. 하지만 임요환은 황제답게 전략을 급선회, 마린·파이어뱃·메딕 등 바이오닉 병력으로 홍진호의 앞마당을 파괴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에 홍진호는 “되게 빠르네”라는 말을 남기며 GG(Good Game, 게임포기)를 선언했다.
세번째 경기는 이윤열과 박정석이 경기를 펼쳐 1대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후 김택용, 이영호, 이제동이 번갈아가며 경기를 펼쳐 광안리를 찾은 관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10년전 영광 되찾을까

20년전 출시된 스타크래프트는 이날 리마스터 버전을 공개하며 다시 태어났다. 놀랄만큼 발전한 시스템 환경에 맞춰 그래픽, 사운드를 포함한 전반적인 영역에서 큰 변화를 이뤘다. 특히 새로 도입된 줌인·아웃 기능은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4K UHD화질을 구현하면서도 역대 최고로 일컬어지는 게임성은 그대로 유지해 30~40대 게이머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점유율도 높아졌다. PC방 게임 점유율 통계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의 점유율은 30일 2.55%에서 31일에는 3.78%로 급등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성공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스타크래프트 마니아인 한 게이머는 “10년전 스타를 정말 재밌게 즐겼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없어졌다”며 “스타를 즐겼던 10~20대들은 지금 30~40대가 돼 게임 자체를 지속적으로 즐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 'GG투게더' 행사 입장권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사진제공=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또 다른 한 게이머는 게임시장의 상황을 들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 스타크래프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젊은층의 놀이문화가 당구장 중심에서 PC방으로 넘어가던 시기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당시 PC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데 반해 최근에는 오버워치, 롤(LOL), 피파온라인 등 수만가지 게임이 즐비해 스타크래프트가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C방 업주들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과거와 같은 영광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 PC방 업주는 “예전의 스타크래프트는 패키지만 구매하면 배틀넷을 비롯한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었지만 이번에 출시된 리마스터의 경우 패키지를 구매해도 시간당 약 250원의 추가 금액이 발생한다”며 “사람들의 추억을 복기한다는 점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분명 의미있다. 하지만 과금 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