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 13부(부장판사 정혁식)는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다음달 5일 연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위증 등 5개 혐의 중 위증을 제외한 4개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받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3개월간의 항소심을 거친 끝에 특검은 지난달 27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에게 12년을 구형했다.
항소심에서 새롭게 이슈가된 쟁점은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에 이른바 ‘0차 독대’가 있었냐는 여부다.
특검은 1심 재판 과정에서 제시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세 차례 단독면담 외에 2014년 9월12일 면담이 또 있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반면 삼성 측은 0차 독대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독대를 기억 못한다면 제가 치매일 것”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특검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해왔다.
따라서 새롭게 추가된 혐의에 대해 2심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삼성이 원하는 것은 무죄, 적어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것이다. 집행유예를 받기 위해선 1심에서 선고받은 5년 실형에서 최소 2년 가량의 감형이 필요하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풀려날 경우 삼성은 오너리스크를 털어낸 채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오너의 부재가 해를 넘어 계속되는 동안 삼성의 주요 투자는 차질을 빚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투자와 관련해서 하만을 인수한 것 외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했다.
이와 관련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은 이달 초 ‘CES 2018’에서 “오너부재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형 인수합병(M&A) 등 의사결정에 제약이 많다”며 “위기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도 어려움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만약 실형이 선고돼 구속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삼성은 오너 부재에 따른 경영차질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2심 공판을 앞두고 해외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지 앨런 전 버지니아주 주지사는 뉴스위크 칼럼을 통해 “삼성이 한국 경제에 크게 기여했음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을 감옥에 가두는 것은 삼성전자 경영진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와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로슬린 레이튼 미국 기업연구소 객원 연구원은 포브스 칼럼에서 “재판에서 뇌물죄를 지지할만한 확실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의도와 추측에 근거해 유죄 판결이 나왔다”며 “판결이 합법적 사실보다 정치에 기반해 이뤄질 경우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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