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 연료가 전기로 바뀌면서 지금까지 정유업체가 차지했던 시장이 배터리 중심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업계 삼총사도 관련분야의 투자를 확대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이들 3사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역량 확대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6년 301만대에서 2020년 63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 역시 2016년 25GWh에서 2020년 110GWh로, 2025년에는 350~1000GWh로 초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사업역량도 급속도로 커지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시장의 연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20.4GWh로 전년 대비 42.1% 증가했다.
이 가운데 LG화학의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보다 168% 증가한 4.7GWh로 2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도 12.3%에서 23.1%로 늘었다. 삼성SDI도 지난해 2.3GWh로 전년대비 92.7% 늘며 3위에 이름을 올렸고 점유율도 8.4%에서 11.5%로 두자릿수대로 올라섰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전년보다 42.7% 증가한 296MWh의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7위에 랭크됐다. 점유율은 1.4%를 기록했다.
이들 3사는 올해 적극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역량을 한층 확대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올 1분기 폴란드 브로츠와프 소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40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이 공장은 축구장 5배 이상 크기인 4만1300㎡로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충북 오창, 중국 남경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인 LG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가동을 더해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현재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42조원에 달해 추가 증설과 설비투자도 단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최근 2017년 4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수주 물량이 많아 폴란드공장을 증설 중이고 미국, 중국 공장에서도 일부 증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기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18GWh이다. 올해는 전년 대비 80% 이상 생산능력을 높여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만 2조6000억원의 매출을 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앞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2020년까지 생산능력을 70GWh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또한 LG화학은 선제적인 연구개발(R&D)로 경쟁 우위를 확보해 3세대 전기차 배터리(1회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 수주에서도 1위를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도 올 상반기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한다. 4000억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약 33만㎡(10만평) 규모로 약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을 갖췄다.
헝가리공장이 가동되면 삼성SDI는 울산, 중국 시안 공장과 함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3각 체제를 구축, 연산 14만대가량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주요 고객사인 BMW, 아우디 등 유럽 자동차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올해 전기차배터리 투자를 더 늘린다. 삼성SDI는 최근 진행된 2017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1조원 정도의 설비투자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그 이상의 금액이 필요할 것”이라며 투자재원 조달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앞으로 전기차시장 등 전방산업의 큰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2018년은 성장 교두보를 확보해야하는 중요한 한 해”라며 ▲차별화된 기술 확보 ▲표준화된 시스템 구축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SK이노베이션은 본업인 정유업에서 벗어나 비정유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먹거리로 전기차 배터리를 점찍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해 5월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유망한 배터리, 화학 분야에 집중 투자해 회사를 지속성장이 가능한 구조로 변화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에 건설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을 올 상반기 완공한다. 현재 서산 배터리 1공장 1~3호기에서 연간 1.1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4~6호기가 들어서는 서산 2공장이 가동되면 생산능력을 3.9GWh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여기에 더해 올 하반기 서산 2공장에 7호 생산설비를 확충해 연산 능력을 4.7GWh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습식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을 생산하는 충북 증평공장에 1500억원을 들여 LiBS 설비 12·13호기를 2019년까지 증설한다. 이 설비가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분리막 생산능력은 약 5억㎡에 이르게 된다.
해외 생산거점도 확대한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북서부 소도시 코마롬에 8402억원을 들여 연간 7.5GWh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착공을 시작했다. 2020년 초부터 유럽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양산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시장 상황 및 수주 현황을 반영해 2025년 글로벌 배터리시장 30% 점유율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9호(2018년 2월28일~3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