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 절경 찾아 "칙칙폭폭"
봄 철도여행 주제 3월 추천 '가볼 만한 곳'
복수초, 매화, 벚꽃, 쑥, 도다리, 대게. 이들의 공통점은 봄이다. 봄을 부르는 전령이거나 봄 내 풀풀한 생것들이다. 봄을 담은 건 이들만이 아니다. 아지랑이 아질아질 피어오르는 봄기운에 사람 또한 한가득 봄을 품으려 발을 구른다.
겨울 빗장을 풀고 봄을 실은 기차도 있다. 느릿느릿 기차여행에서 긴 겨울 견딘 상처럼 다가온 봄을 하나둘 꺼내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한국관광공사가 철도여행을 주제로 3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기차나 도심철도(전철)를 타고 전국 7개지역으로 떠나는 여행길을 골랐다.
대표적인 것이 공항철도를 이용한 인천 무의도-장봉도 섬여행(인천), 너른 차창에 자연을 상영하는 바다열차와 정선아리랑열차(강원), 대전 하루 완벽코스 지하철여행(대전), 문화예술 투어 광주지하철여행(광주), 기장 바다 출렁이는 부산 동해선 전철여행(부산), 푸른 바다 따라 달리는 포항-영덕 동해선 기차여행(경북), 세상에게 가장 특별한 열차 디엠지 트레인(경기) 등이다.
특히 비무장지대를 다녀오는 도라산 안보관광인 평화열차 디엠지 트레인은 외국인도 많이 찾는 코스다. 신분증(여권)을 꼭 가져가야 하고 사전 예약이 필수다. 한국관광공사는 앞으로 매월 '추천 가볼만한 곳'에 외국인관광객이 가볼 만한 곳 1개 지역을 별도로 선정, 방한 관광콘텐츠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공항철도로 떠나는 섬여행
긴 겨울 끝, 봄바람이 황홀하다. 도심에서 봄이 오는 산과 바다를 가장 빨리 만나는 방법은 공항철도다. 기차 타고 떠나는 인천 무의도와 장봉도 여행은 철길, 뱃길, 산길, 해안길을 한나절에 모두 만날 수 있어 좋다. 서울역에서 인천공항1터미널역까지 43분이면 도착하는 직통열차는 잠시나마 기차여행의 휴식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의도와 장봉도 한나절 섬여행은 하늘과 바다 사이 푸른 산자락을 걸어도 상쾌하고, 기암괴석이 펼쳐진 광활한 해변을 걸어도 좋다. 영종도 예단포항은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기는 작고 아름다운 포구다. 바다를 바라보며 자연산 회를 맛보는 회센터가 즐비하다. 차이나타운 옆 개항장거리는 126년 개항장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곳이다. 차분하면서 고풍스럽게 이어진 옛거리엔 역사와 문화, 추억의 향이 짙다. ☞ 무의도-중구청 관광진흥실 032)760-6492, 장봉도-옹진군청 관광문화과 032)899-2211~4
◆자연을 상영하는 차창, 바다열차
기차여행은 걸어서 혹은 자동차로 보지 못하는 비경을 편히 앉아 즐길 수 있어 좋다. 네모난 창문이 영화관 스크린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상영한다. 비슷한 경치에 지루할까. 때론 터널을 지나고, 해변을 스치고, 협곡을 통과하고, 간이역에 멈춘다. 운전하느라 고생할 일 없이 사랑하는 이와 어깨를 맞대고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기차여행은 공감여행에 제격이다. 정동진에서 출발해 동해와 삼척까지 이어지는 바다열차는 푸른바다가 온몸을 물들인다. 강릉 원도심인 명주동 골목을 산책하거나 경포아쿠아리움에서 바다 생물을 만나보자. 뾰족한 산봉우리 사이를 구불구불 달리는 정선아리랑열차는 산골의 고즈넉한 정취를 선사한다. 활기 넘치는 정선아리랑시장과 아리랑에 대한 모든 것을 전시한 아리랑박물관을 차례로 둘러보면 알찬 여행이 완성된다. ☞ 바다열차 033)573-5474, 정선아리랑열차 1544-7755
◆나만 따라와… 대전지하철 여행
대전도시철도 노선도를 손에 쥐었다면 대전 하루여행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대전·충청 지역의 유일한 지하철인 대전도시철도(1호선, 총 20.5㎞)는 판암역에서 반석역까지 22개역이 대전 도심을 가로지른다. 벽화거리 새마을동네가 있는 현충원역, 도보 5분 거리에 무료 족욕체험장이 자리한 유성온천역, 대전예술의전당과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이 모인 정부청사역 등 주요역이 대전 여행명소를 아우른다. 지하에도 볼거리가 넘친다. 대전역에서 중앙로역과 중구청역을 잇는 1.1㎞ 구간은 34개 출구로 뻗어나가며 원도심의 볼거리를 책임진다. 대전중앙시장, 으능정이문화의거리, 대전스카이로드, 성심당, 충청남도청 옛 본관(등록문화재 18호)으로 향하는 중앙로지하상가 출구를 외워두면 하루여행 코스가 완벽해진다. ☞ 대전광역시 관광진흥과 042)270-3982
◆문화예술 투어… 광주지하철 여행
광주광역시는 서울에서 광주까지 KTX로 두시간 이내인 데다 도심명소를 지하철이 연결해 차 없이 여행하기 편하다. KTX 광주송정역에 내리면 지하철 광주송정역이 지척이다. 인근에 광주의 핫 플레이스 가운데 하나인 1913송정역시장이 있다. 문화 예술에 관심 있다면 국내에서 상영관이 유일하게 하나인 광주극장이나 아시아 복합문화예술 공간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추천한다. 금남로4가역은 광주극장과 가깝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전당역에서 바로 통한다. 양림동역사문화마을에 가려면 남광주역을 이용하자. 양림동은 100여년 전 세워진 근대건축물과 전통한옥이 어우러진 멋스런 동네다. 작은 미술관과 양림동의 숨은 재미인 펭귄마을도 잊지 말고 들러보자. 김대중컨벤션센터역은 독특하게 인권 테마 역사로 꾸며졌으며 센터 맞은편엔 5·18민주화운동을 체험하는 5·18자유공원이 자리한다. ☞ 광주광역시 관광진흥과 062)613-3661
◆부산 동해선 따라 기장 바다여행
부산 동해선은 부전에서 일광까지 운행하는 복선전철로 복잡한 도심을 거쳐 37분이면 일광역에 도착한다. 일광해수욕장, 대변항, 죽성리 일원 등 푸른 바다를 쉽고 편리하게 만날 수 있는 점이 동해선의 매력이다. 일광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일광해수욕장이다. 기장역에서 버스를 타면 죽성드림성당과 대변항에 닿는다. 죽성드림성당은 드라마 촬영지로 바다와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다. 주변에는 임진왜란 때 왜군이 쌓은 기장죽성리왜성과 수령 300년의 기장죽성리해송이 있다. 대변항은 월드컵기념등대부터 죽도까지 바다 향이 진하다. 오시리아역에서 가까운 국립부산과학관은 과학 체험 공간이고 벡스코역 인근의 수영사적공원은 역사를 만나는 곳이다. 바다여행이 조금 아쉽다면 송도해상케이블카를 타보자. 높이 86m에서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짜릿한 맛이 압권이다. 황령산은 사방으로 시야가 트여 바다의 고장, 부산 풍광을 담기 좋다. ☞ 부산관광공사 051)780-2168
◆영덕 바다 달리는 동해선 기차여행
경북 영덕이 가까워졌다. 지난 1월26일 포항과 영덕을 오가는 동해선이 개통한 덕분이다. 포항에서 영덕까지 34분이면 닿는다. 새로 생긴 네개 역은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역에서 5분쯤 걸어가면 넘실거리는 파도를 만나는 월포역, 장사 상륙작전이 펼쳐진 역사의 현장인 장사역, 살이 꽉 찬 대게가 손짓하는 강구역, 이국적인 풍광이 멋진 영덕풍력발전단지와 가슴 시원해지는 죽도산전망대, 그리고 기와지붕과 흙담이 정겨운 괴시마을을 이어주는 영덕역이 기다린다. 분홍색 복사꽃과 귀여운 대게 그림으로 알록달록 꾸며진 기차도 흥을 더한다. 3월22~25일 강구항 일원에서는 영덕대게축제가 열린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봄바람을 느끼며 대게와 바다를 만나러 동해선에 올라보자. ☞ 영덕군 문화관광과 054)730-6533
◆가장 특별한 열차 '디엠지 트레인'
지구촌 유일한 분단국가여서 가능한 여행이 있다. 평화열차 ‘디엠지 트레인’을 타고 비무장지대(DMZ)에 다녀오는 도라산 안보관광이 그것이다. 군사분계선에서 남과 북으로 2㎞, 총 4㎞ 폭으로 설정된 DMZ는 본래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 지역이다. 따라서 신분증 지참이 필수이며 외국인은 여권을 준비해야 한다. 안보관광은 매주 수~일요일 오전 10시8분 용산역에서 출발해 민간인통제구역과 DMZ를 둘러본 뒤 오후 5시54분 다시 용산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서울에서 불과 두시간 만에 북녘을 코앞에서 마주하는 것은 내외국인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이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면 도심에 어둠이 깔리는 시각이다. 이때 서울로7017에 가면 낭만적인 야경을 즐길 수 있다. 1970년에 만든 서울역고가도로가 2017년, 휴식 공간과 편의시설을 갖춘 보행로로 다시 태어났다. 다채로운 먹거리가 있는 남대문시장, 용산에 자리한 전쟁기념관과 국립중앙박물관도 인기 코스다. 모두 지하철역과 가까워 찾아가기 쉽다. ☞ 레츠코레일 1544-7788(한국어), 1599-7777(영어), 코레일관광개발 1544-7755(한국어)
☞ 본 기사는 <머니S> 제530호(2018년 3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