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싼타페(위)와 기아차 신형 K3. /사진= 각 사 제공

현대·기아차가 올해부터 출시한 신차에 ‘전방충돌방지보조장치’(FCA)를 기본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올해 처음 출시한 신형 모델인 싼타페(TM)와 K3(BD)에 해당 옵션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출시하는 신차는 물론 마이너체인지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해 2020년께 모든 모델에 기본탑재한다는 방침이다.

◆ FCA가 뭐길래


FCA는 긴급자동제동장치(AEB)라고도 한다. 전방 차량에 너무 가까워지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자동차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충돌을 회피하는 장치다. 알고리즘에 따라 앞차와 간격이 급격히 가까워지면 센서(레이더·카메라)가 이를 인식해 제동 시스템을 작동한다.

볼보자동차가 2006년 개발을 마친 뒤 2008년 XC60에 적용한 ‘시티 세이프’가 FCA의 효시다. 볼보차는 자동차 충돌사고의 75% 이상이 시속 30㎞ 이하 속도에서 발생하며 대부분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라는 교통사고 통계를 바탕으로 FCA 시스템을 개발했다.

볼보를 시작으로 많은 자동차업체들이 FCA 연구에 몰두했다. 지금은 시속 60㎞를 웃도는 속도에서도 전방의 보행자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할 만큼 발전했다. 이를 통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FCA 장착 차량과 미장착 차량의 사고발생률을 비교분석한 결과, 사고율과 부상자수가 각각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에서 이같은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유럽자동차안전도평가인 유로N캡은 FCA와 같은 충돌회피장치를 기본 장착한 모델에 대해서만 최우수 등급을 부여한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도 일정 수준 이상의 충돌예방성능을 가져야만 탑세이프티픽플러스(TSP+) 등급을 부여한다.

우리나라 자동차안전도평가인 KNCAP도 지난해부터 FCA를 포함해 능동개입형 자동안전장치를 평가항목에 추가했다.

◆미국보다 빨리 의무화 나선 현대‧기아차

각국 정부에선 사고예방 효과가 긴급자동제동장치 옵션을 모든 차에 장착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모든 승합자동차와 차량총중량 3.5톤 초과 화물․특수자동차에 FCA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선진국에서는 대형 상용차 뿐 아니라 승용차에도 이를 의무화하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 주도로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20개 자동차 업체가 2022년 9월까지 현지 시장에 판매하는 차량의 95%에 전방충돌방지보조를 기본 적용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해 출시한 경차 모닝에 FCA를 옵션으로 제공하며 호응을 얻은 현대‧기아차는 미국보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전차종 기본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관련 법규나 제도가 아직 본격 논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도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진취적 결정이란 평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동차의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의무화 이전에 FCA를 기본옵션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미국보다 2년 정도 빨리 국내 자동차 시장에 기본 적용해 교통사고율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옵션을 기본사양으로 넣고도 싼타페와 K3의 가격 인상폭을 줄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옵션이 대중화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