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중공업지주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지주회사 체제 가동을 본격화한 가운데 하이투자증권 매각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지연되면서 금산분리 문제와 함께 현대중공업의 유동성 확보 계획도 고민거리가 됐다. 다만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했던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매각 작업이 다시 추진될지 주목된다.
◆DGB, 하이투자 인수 재개될까
지난달 30일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 주식 처분 예정일을 미확정으로 정정 공시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공시에서 "본 계약은 현재 유효하나 금융당국의 승인을 대기 중으로 추후 진행상황이 확정되면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박인규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하이투자증권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 그동안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미뤄온 것으로 보인다. 심사의 발목을 잡았던 박 회장이 물러났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상품권을 대량 구매해 수수료를 공제받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의 사전 구속 영장은 기각됐으나 경찰이 구속 영장을 재청구하기 위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어 당국에서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에 당국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 중인 DGB지주에 서류보완을 요구했지만 DGB 측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지분취득예정일을 연기하기로 했다. DGB도 박 회장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DGB가 신청한 자회사 편입 승인심사는 현행법상 신청서를 받은 이후 60일 내에 심사를 마쳐야 한다. 여기서 서류보완 과정은 심사기간에서 빠져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심사가 무기한 연기된다. 이 와중에 최근 유상증자로 몸집 불리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BNK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의 새 인수 후보자로 부각되기도 했다.
그런데 박 회장이 자진해 자리에서 물러나고 DGB에서 차기 회장·행장 분리 선출 절차에 본격 돌입하면서 지지부진했던 DGB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합병(M&A) 재개 가능성에 다시 무게가 실린다.
다만 박 회장이 물러나더라도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 심사 절차가 곧바로 재개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관측도 우세하다. 비자금 의혹의 경우 박 회장 개인이 벌인 일인지 혹은 조직적인 차원에서 진행된 것인지 소명이 필요해서다. 채용비리 의혹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대주주의 적격성에 부합한지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자금 유동성 제동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려고 했던 현대중공업의 계획은 차질이 빚어졌다. 하이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보유 중인 하이투자증권의 주식 전량을 처분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신규 지주회사의 경우 남아 있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은 빠른 시일 내에 하이투자증권을 DGB지주에 넘겨야 첫 퍼즐을 온전히 맞출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매각 대금 4500억원도 당분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현대중공업은 그간 인력 구조조정, 유상증자, 비핵심 자산 매각,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주채권은행에 제출했던 자구계획 3조5000억원을 대부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조선업 특성상 수주 전망치가 계획보다 감소하거나 여건이 나빠질 경우를 대비해 추가적인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342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증권가에선 현대중공업이 올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본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0.7% 줄어든 2조8529억원, 영업손실은 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투자증권 매각 외에도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도 과제다. 업계에선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4.8%를 현대중공업지주가 사들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지주회사 요건 충족 기한은 내년 3월 말까지다.
◆2조원대 하자보수 소송 휘말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최근 2조원대 소송에 휘말렸다. 2015년 완공한 초대형 해양플랜트 시설과 관련해 26억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하자보수 국제분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륨의 자회사 바르잔가스컴퍼니로부터 바르잔 해상에 플랫폼 톱사이드(천연가스 채굴을 위한 해양 시설물), 거주구 및 파이프라인 등을 제작해 설치하는 공사를 수주했다. 당시 계약금액은 8억6000만달러였다. 공사는 2015년 완공됐다. 바르잔가스컴퍼니는 시험 운전 중 파이프라인 일부 구간의 하자를 이유로 전체 파이프라인의 교체를 주장하며 이번 중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부 구간 하자를 이유로 전체 구간의 전면교체를 주장하는 것은 계약서상 근거가 없다”며 “발주사가 청구한 하자보수금은 전체 프로젝트 계약가의 3배를 초과하는 무리한 청구”라고 강조했다.
또한 하이투자증권 매각 건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5호(2018년 4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2조원대 하자보수 소송 휘말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최근 2조원대 소송에 휘말렸다. 2015년 완공한 초대형 해양플랜트 시설과 관련해 26억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하자보수 국제분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륨의 자회사 바르잔가스컴퍼니로부터 바르잔 해상에 플랫폼 톱사이드(천연가스 채굴을 위한 해양 시설물), 거주구 및 파이프라인 등을 제작해 설치하는 공사를 수주했다. 당시 계약금액은 8억6000만달러였다. 공사는 2015년 완공됐다. 바르잔가스컴퍼니는 시험 운전 중 파이프라인 일부 구간의 하자를 이유로 전체 파이프라인의 교체를 주장하며 이번 중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부 구간 하자를 이유로 전체 구간의 전면교체를 주장하는 것은 계약서상 근거가 없다”며 “발주사가 청구한 하자보수금은 전체 프로젝트 계약가의 3배를 초과하는 무리한 청구”라고 강조했다.
또한 하이투자증권 매각 건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5호(2018년 4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